"청약불패 없다"…유망지역 분양 줄줄이 연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0.08.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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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호반베르디움-흑석 센트레빌, 9·10월로 분양 미뤄

최근 알짜로 꼽힌 지역의 분양단지들이 대규모 미달사태가 이어지면서 인기지역내 계획됐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소위 '청약불패'지역 마저 고전하자 건설사들이 검증된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도 분양 시기를 늦추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청약접수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호반건설의 '판교 호반베르디움'과 동부건설의 '흑석 센트레빌' 분양일정이 각각 9월과 10월로 연기됐다. 올들어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라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연기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과거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판교신도시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서울 뉴타운지역에서 분양을 연기하는 것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같은 분양 연기는 광교신도시나 은평뉴타운 등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지역에서도 최근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분양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실제 이달 초 SH공사가 은평뉴타운에서 282가구를 공급했으나 3순위 청약접수까지도 절반 가량인 13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은평뉴타운은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도심 접근성이 좋아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광교신도시에서도 대광이엔씨가 최근 '광교 대광 로제비앙' 아파트 145가구를 분양했지만 3순위까지 51명 만이 신청, 35%의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광교신도시에서 나온 아파트 가운데 청약자수가 공급가구수에 미달된 첫 사례다.

광교신도시의 경우 올 상반기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도 '광교 자연&자이'와 '광교1차 e편한세상' 등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10대1을 훌쩍 넘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은데다 여름 휴가철이어서 아무래도 분양을 늦추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최근의 분양 결과를 보면 흥행이 보장된 지역이라는 그동안의 평가가 무색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호반건설은 당초 이달 중 판교신도시 C1-1 블록에 신도시내 첫 주상복합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판교에서도 교통망과 편의시설이 집중된 동판교 지역에서도 상업지구와 맞닿아 있어 입지여건이 좋다는 평이다. 다만 전용면적 131~134㎡ 중대형으로 구성된 점과 알파돔시티의 불투명한 사업 상황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도 "여름철 비수기와 추석 연휴까지 지난 뒤 10월로 분양일정을 미뤘다"며 "지금같은 상황에서 굳이 분양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흑석 6구역을 재개밸한 '흑석뉴타운 센트레빌Ⅱ' 959가구(일반분양 191가구)를 이달 공급할 계획이었다. 흑석뉴타운은 지난해 동부건설이 흑석5구역을 재개발해 분양, 최고 1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며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분양시장은 분위기를 많이 타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몇몇 인기지역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하면서 수요자들의 평가가 더욱 냉정해 졌다"며 "당분간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등을 기다리며 분양을 늦추는 건설사들이 이어지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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