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확대' 저가항공사, 너도나도 "조종사 모셔라"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08.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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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 경쟁적으로 국제선 취항나서…대형 항공사와 경쟁도 부담

국제선 취항에 속속 나서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이 '조종사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인력이 한정돼 있는데다 대형 항공사들도 구인에 뛰어든 때문이다. 저가 항공사인 탓에 몸값을 높일 수 없어 정년 연장 카드를 꺼냈지만 인력 확보가 간단치 않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가 국제선 취항에 맞춰 조종사 확보 전쟁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현재 신입 및 경력 조종사 채용을 진행 중이다. 기장급과 부기장급을 포함해 약 10여 명을 뽑기로 했다.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도 민·군경력 조종사 상시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올 상반기 각각 조종사를 20여 명씩 채용했다.

저가항공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을 확대하면서 조종사 등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특히 저가항공사들이 B737기로 기종을 통일하면서 B737기종 면허를 가진 경력직들의 채용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을 위해 비행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인력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일본과 태국에 한정된 국제노선을 필리핀, 홍콩 등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89석 규모의 B737-800기 5대를 운용 중인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 같은 기종 2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내년 3, 4월에 6,7호기를 도입하고 에어부산도 국제선 취항에 대비해 내년 초 7호기를 도입키로 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내년부터 항공기 도입을 통해 미주, 유럽 등으로 노선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저가항공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항공사에서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군 출신 조종사들을 상대로 스카우트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 정년이 많게는 10년이 길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년은 저비용 구조인 이들 항공사가 내세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센티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년이 55세지만 제주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의 경우 65세다.

한편 정부도 이런 수요를 감안해 조종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초 비행기가 거의 뜨지 않는 울진공항을 '울진비행교육훈련원'으로 전환시켰다. 국내 첫 민간 항공기 조종사 양성기관인 울진비행교육훈련원은 1년 과정의 교육을 거쳐 매년 200여명의 사업용 조종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공군, 항공대학, 대한항공 조종훈련원 졸업생이나 외국 면허 취득자 등으로 조종사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민간 항공사 조종사는 4000여 명으로 향후 5년간 1600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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