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통카드사업 수익성도 '애매'

더벨 현상경 기자, 김효혜 기자 2010.08.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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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 교통카드 사업 실패?②]기존 사업자 영향력 강해...대구은행과 제휴가능성 거론

더벨|이 기사는 08월09일(09: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티씨 측이 올 4월부터 카드넷 매각을 단행하면서 비씨카드는 독점영업권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카드넷을 인수한 후 비씨카드의 유페이먼트와 합병을 시키면 대구지역 버스카드의 독점라이선스를 비씨카드가 그대로 확보하게 되기 때문. 인수과정에서 경쟁자라고 해봤자 지역 교통카드 충전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2006년에도 카드넷 인수를 추진했다 실패한 대구은행 정도였다.

그러나 비씨카드는 이 과정에서도 선뜻 카드넷 인수를 적극적으로 단행하지 못했다.



비씨카드는 그 동안 신교통카드를 기반으로 소액결제 시장까지 노리는 사업계획을 추진해 왔다. 즉 비씨카드가 내놓은 새 교통카드 하나면 대구는 물론, 서울, 제주 및 기타지역에서도 전국단위로 교통카드를 쓸 수 있고, 동시에 이 교통카드가 편의점, 학교 매점 등에서 소액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해 영업력을 늘린다는 계획이었던 것. 'T머니'를 관리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올 4월 전략적 제휴(MOU)를 맺은 것 역시 이 같은 사업계획의 일환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반이었던 대구지역 교통카드 사업진출이 카드넷의 대구은행 피인수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업계는 비씨카드가 몇차례 걸쳐 교통카드 사업진출에 실기(失機)를 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는 카드넷의 독점권 미확인 부분이다. 일차적으로는 사업계획을 내놓은 대구시 책임이 크고 비씨카드 역시 "대구시가 사업유치 설명회 때 2010년 독점권이 종료된다고 했으며 복수사업 진행도 감안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00억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앞둔 판단 치고는 지자체의 '말'만 믿고 적극적인 사실 확인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둘째는 수익성 부분이다. 즉 신교통카드로 사업을 운영한다고 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지역내 독점사업권자인 카드넷은 200여만장의 카드를 발행, 대구경북지역 대다수 인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즉 당장 신교통카드가 나온다고 해도 당국 입장에서는 시민 편의를 위해 "기존 교통카드 서비스를 막을테니 돈 들여 새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극단적으로 카드넷 독점권이 없어 '경쟁체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신 교통카드의 신규수요가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었다. '전국호환'이란 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서비스 차별화가 없는데 시민들이 굳이 쓰던 교통카드를 두고 새 교통카드를 발급받을 대체수요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 게다가 독점 사업자인 카드넷이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도 20억원 안팎에 그치고 있었다. 이런 사업에 140억원 가량의 투자계획을 냈다는 얘기다.

비씨카드는 향후 지불결제시장의 판도나 RF카드 기반의 결제시장 확대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액결제시장 등에서 대대적인 수익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수년간 투자비를 상각하고 남을 수익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상황을 타계하려면 카드넷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 조차 적극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측은 지금도 "카드넷 인수를 포기한 건 아니며 대구은행과 협상이 깨지면 우리가 들어갈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애당초 적극적인 인수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씨카드의 행보에 대해 "은행들이 공동주주인 기업특성상 비씨카드의 의사결정권이 다소 늦어졌다" , "KT와 보고펀드 간의 경영권 확보경쟁에 신경쓰느라 다른 사업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는 대구은행이 비씨카드의 회원사이자 주주임을 감안, 향후 비씨카드와 대구은행간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이 남은 대안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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