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CJ제일제당은 전고점(지난달 21일) 대비 15% 이상 주가가 하락했고, 대한제분도 12% 이상 급락했다. 급등한 곡물가를 상품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물가상승 우려가 높은 만큼 정책적으로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밀가루와 설탕 가격 인상의 시점을 연기하거나 상승폭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은 국제 금융시장의 투기적 수요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가 급등하며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위험자신인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4, 5일 각각 6.7%와 8.3% 급등했던 소맥가격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지난 6일에는 7.6% 급락한 것이 이같은 분석의 근거다. 또 북미지역의 밀 풍작으로 기상 악화에도 세계 밀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매도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는 것도 투기자본의 행태와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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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곡물에 대한 실수요 증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곡물수요는 글로벌 경기수요와 함께 움직인다"며 "경기가 나쁠 때 곡물수요가 크게 줄지는 않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육류 소비가 늘어나며 가축 사료용 곡물 수요가 급등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실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기상악화 등 악재는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현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며 "밀과 설탕을 중심으로 이머징 국가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원가 급등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라는 호재도 있는 만큼 투자전략을 고민해봐야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최운선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은 향후 아시아권의 구조적 수요증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을 원가에 전이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구조적으로 수요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평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