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 1조대 충당금에 '적자', 신한·하나 '선방'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08.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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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충당금에 울고 웃은 은행 2Q 실적, 지방銀도 충당금 희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에 울고 웃었다. 지난 2분기 주요 은행들의 성적표가 공개된 결과 충당금이 크게 불어난 은행들은 '적자'를 냈다. 반면, 충당금 악재를 비껴간 은행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신한금융지주가 가장 많은 순익을 냈고,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적자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4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4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첫 적자다. 지난 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도 2분기 335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주 출범(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손실을 기록한 건 충당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두 은행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 여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경쟁은행들에 비해 많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2분기 충당금은 각각 1조4980억원, 1조1660억원 수준이다. 1분기에 비해 264%, 97%씩 급증한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에 엄격한 자산건전성 분류와 보수적 대응을 주문한 것도 충당금이 급증한 배경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상반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았다"며 "하반기엔 충당금 부담이 줄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덕분에 은행권 최대 순익을 이어갔다. 1분기보다 24.5% 감소하긴 했지만 2분기에 5886억원의 순익을 냈다. 충당금 적립액은 3070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도 선방했다. 2분기 충당금(2588억원)이 경쟁은행 대비 적어 순익 180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분기보다 다소 줄었지만 3069억원의 순익으로 신한금융에 이어 순익이 많았다. 기업은행의 2분기 충당금은 5808억원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외환은행의 순익은 2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충당금 비용은 2396억원이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실적이어서 외환은행은 645억원의 분기 배당도 결정했다.


KB·우리 1조대 충당금에 '적자', 신한·하나 '선방'


지방은행의 명암도 충당금에 따라 갈렸다. 2분기 충당금(223억원)이 1분기(371억원)보다 되레 준 부산은행은 905억원의 순익을 냈다. 반면, 2분기 709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대구은행은 전분기보다 41% 감소한 49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PF대출 금융사고와 관련해 105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경남은행은 118억원 적자를 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은행권의 전체 순이익은 전분기와 견줘 60% 가량 급감한 1조3000억원에 그쳤다. 2분기 대손비용은 1분기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난 5조6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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