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연장은 했는데…" 펀드의 불안한 앞날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0.08.04 08:20
글자크기

KTB 부동산펀드 만기연장, 하나UBS는 3차례 연장 가능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원금 손실 위기에 처한 펀드들이 속속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수익자총회를 열어 '미래터전KTB부동산투자신탁제2호'의 만기를 2년 연장했다. 이 펀드(설정액 202억원)는 지난 2005년 7월 5년 만기로 설정됐다. 만기까지 환매가 안 되는 폐쇄형이다.



당초 서울 동작구에 있는 삼성옴니타워 일부를 임대해 수익을 내고, 만기가 오기 전 자산을 매각해 펀드를 청산하기로 한 것.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 매각이 지연되자 어쩔 수 없이 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KTB운용 관계자는 "수익증권을 원하는 투자자가 있으면 매매는 가능하다"면서 "매각 지연으로 만기가 연장됐지만 3개월마다 약 2.9% 수준의 배당은 안정적으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정액 4000억원에 육박하는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 역시 만기가 재연장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2차례 만기가 연장된 이 펀드는 오는 14일 또다시 만기가 도래한다.

하지만 펀드가 투자한 1조원대 규모의 양재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공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현재 새 시공사를 찾고 있는 중이지만 이 역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오는 12일 수익자총회를 열어 만기 재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공사가 60% 보증을 하고, 60%는 담보로 잡은 토지로 건져 이론상 120%까지 회수가 가능했다"면서 "하지만 시공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법무법인 평가 결과 토지도 40% 밖에 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청산 가치와 계속 가치를 따져보고,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만기 연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만기 연장은 했는데…" 펀드의 불안한 앞날


한편 부동산펀드와 다른 이유로 만기를 연장한 펀드도 있다. 금융공학펀드로 알려진 동부자산운용의 '동부델타시리즈'다. '동부델타-ACEUp1단위파생상품제1호'는 지난달 28일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지난 4월에는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 8'과 '동부델타-프라임1단위주식혼합15'도 각각 1년씩 연장했다.

동부델타시리즈는 금융공합기법을 이용해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고, 주가가 내리면 사는 변동 매매를 하고 있다. 통상 만기가 2년~3년 이지만 대부분의 펀드가 1차례 이상 만기가 연장됐다.

동부운용 관계자는 "수익률 마이너스 상태에서 지난해 1차례 연장을 했는데, 박스권 장세에서 평균 25% 수준으로 플러스 전환했다"면서 "만기일에 주가가 빠지면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만기를 연장해 놓으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환매를 할 수 있어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