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눈물겨운 미분양 판촉전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8.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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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가격할인에 무이자 대출..전세조건부·임대전환도

LH, 눈물겨운 미분양 판촉전


"모델하우스에서 전세분양 광고를 하는데 그래도 팔리지 않는지 주변 중개업소에 수수료를 주면서 전세물건을 팔아달라고 합니다." (대구 대현동 B공인관계자)

정부 지원 등을 받지 못한 채 대규모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눈물겨운 미분양 판촉전에 나서 눈길을 끈다. 미분양아파트를 안고 있는 각 지역본부마다 수요자들에 유리한 계약조건을 내걸고 부채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무료 옵션, 대출조건 완화는 기본
LH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LH가 전국적으로 보유중인 미분양아파트는 약 2만여 가구로, 총 분양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많은 오산, 대전, 대구 등에선 민간건설사 못지않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선 미분양이 많은 저층 매물은 가격을 낮췄다. 동향별로 최소 8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도록 가격을 세분화했다. 발코니 무료 확장, 중도금 무이자도 제공한다.



오산신도시 사업본부는 오산세교 C1블록 미분양에 한해 20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준다. C1블록과 C4블록은 중도금 2,3회 차부터 무이자 대출을 실시하고 입주가 임박한 C3블록은 계약금을 기존 10%에서 5%로 줄여 95%를 잔금으로 내면 입주가 가능하다.

잔금을 미리 지불하면 분양가를 일부를 할인해주는 선납할인율도 높였다. 인천과 대전지역본부의 경우 지난해 할인율을 5%에서 6%로 늘렸다. 잔금을 미리 내면 연 6%의 이율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잔금납부기간을 유예시켜주기도 한다.

김포양곡 휴먼시아는 잔금을 5년간 무이자 할부로 나눠 낼 수 있도록 했다. 109㎡(이하 공급면적)의 경우 분양가 2억8300만원 중 입주시 40%를 내고 나머지 60%는 1년에 3400만원씩 5년간 납부하면 된다.


◇전세·임대로 돌려 적자 메우기
입주가 임박한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전세물건으로 돌리기도 한다. 우선 전세자금으로 적자를 충당하고 장기적으로 세입자를 계약자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LH는 지난해 11월 대구신천(688가구)과 대구대현2(497가구)를 전세조건부 분양으로 전환한데 이어 올 5월 같은 조건을 천안구성(144가구) 등으로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대전목동 새들뫼 휴먼시아 공공분양아파트 중 112㎡, 139㎡ 10층 이하 미분양에 대해 전세조건부 분양을 실시키로 했다. 전세로 살다가 2년후 분양을 받을지 결정하면 된다.

대전목동 휴먼시아 분양 관계자는 "112㎡의 전세가가 1억2000만원, 139㎡는 1억5000만원 선으로 인근 전셋값보다 3000만원 가량 싸게 살 수 있다"며 "2년후 나머지 1억원 정도의 잔금을 치르면 내집이 되지만 분양을 포기하면 전세자금 1~2%의 위약금을 물어야 해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광주동림2지구가 시행중이며 광주진월5단지 등도 전세전환을 추진 중이다. 분양을 앞둔 단지의 경우 공공분양물량을 임대아파트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다. 광주전남지역본부는 당초 분양을 목적으로 지은 광주백운지구 휴먼시아를 5년 공공임대로 전환키로 했다.

대구대현동 LH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지난 4월 말부터 휴일도 없이 선착순 전세분양을 받고 있는데 현장 입주 때까지 계속 모델하우스를 열 예정"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도 중단되는 마당에 미분양 소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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