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테마주 투자 '주의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8.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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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4대강주 등 상장폐지, 주가급등락 지속

증권가에 테마주 투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단골 테마주로 등장했던 자원개발주에서 상장폐지 릴레이가 계속된 데 이어 지난달 29일 7·28 재보선 여권 승리에 줄줄이 상한가를 찍으며 급등했던 4대강 테마주가 이튿날부터 하락반전, 급락하면서다.

4대강 테마주는 선거 이후 2거래일 연속 약세다. 이화공영 (2,350원 ▼30 -1.26%) 삼호개발 (3,500원 ▼80 -2.23%) 동신건설 (21,100원 ▼250 -1.17%) 특수건설 (6,890원 ▼90 -1.29%) 등 관련주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하락세가 굳어지고 있다. 여권의 선거 승리에 더해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했던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국회 입성에 힘입어 반짝 상승했지만 전국적인 찬반 여론이 여전해 사업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연초 주가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라 단기 차익을 노린 매도세도 적잖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원개발주의 경우엔 해외유전사업 대부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게 타격이 되고 있다. 애초 자원개발 열풍의 시작이 됐던 고유가가 국제경기 회복으로 안정된 점도 한몫 했다. 열풍이 꺾이면서 지이엔에프가 매출 부풀리기, 경영권 분쟁 등으로 상장 폐지됐고 포넷, 트라이콤 등도 상장사 목록에서 이름을 뺐다. 최근엔 인네트 (0원 %)가 횡령 혐의로 상장 폐기 위기에 놓여 있다.

6월 중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보면 나로호 테마주도 급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8월 1차 발사에 이어 지난 6월 2차 발사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비츠로테크 (8,680원 ▼190 -2.14%), 한양이엔지 (19,200원 ▼190 -0.98%), 비츠로시스 (443원 ▼13 -2.85%) 등이 2달 가까이 약세장에 머물러 있다. 실패 원인 조사에 따라 3차 발사가 진행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돼 주가 반등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월 금값 상승기에 수혜를 누렸던 금 테마주 한성엘컴텍 (1,215원 ▼11 -0.90%)애강리메텍 (1,094원 ▼5 -0.45%) 역시 최근 금값 폭락장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테마주 '경고등' 켜기에 동참하고 있다. 두 종목은 각각 지난 3월말 4월초 6000원과 30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2일 현재 3880원과 1860원을 기록 중이다.

실제로는 특정 테마와 연관이 없거나 연관이 있더라도 큰 수혜를 보지 못하는 종목이 테마 열풍에 엮여 주가가 급등락한 경우도 적잖다. 지난 6월 제2롯데월드가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테마파크 관련 인테리어 디자인업체가 이런 경우다.

제2롯데월드에는 테마파크가 들어설 계획이 없는데도 과대 포장과 막연한 기대감에 테마 내용과는 관련 없는 종목이 롯데월드 테마주에 포함됐다. 중앙디자인 (0원 %)은 이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지 이틀 만에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마주는 단기 이슈 성격이 짙기 때문에 투기적 성격이 적잖은 게 사실"이라며 "정책 테마주라고 하더라도 결국 급등 이후 급락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분위기에 쏠려가는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화공영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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