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오르는데…증시 반응 '냉랭'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7.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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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다음달 1일부터 평균 3.5% 오르고 도시가스요금도 9월 1일부터 평균 4.9% 인상되는 등 공공요금 인상을 줄줄이 앞두고 있지만 직접적인 수혜주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안이 발표된 30일 한국전력 (19,510원 ▲170 +0.88%)은 오히려 전날보다 1.19% 떨어졌다. 한국가스공사 (47,050원 ▲1,800 +3.98%)도 전날보다 450원(1.01%) 내린 4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여론 부담을 무릅쓰고 인상안을 발표했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증시에 그닥 큰 호재로 작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시장 전망이 4%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준수한 인상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는 한전이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전의 경우 3분기 성수기 실적이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인상이 중장기적인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인상률이 예상치 수준이거나 조금 못한 수준이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지는 적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한전이 3분기에 적어도 7% 이상의 요금을 인상해야 올해 영업이익이 손실로 전환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번 인상폭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직접적인 반응도 나왔다. 정민규 IBK 연구원은 "인상률이 8~10%는 돼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시장에선 이미 8월에 3%대 요금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알려졌기 때문에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이번 인상으로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이 4% 정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내년 한전의 연료비 연동제 실시 여부를 두고 그동안 쌓였던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해소될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대해서도 정 연구원은 "2008년 3월부터 유보된 가스요금 원료비 연동제를 9월부터 재시행하기로 하면서 4조3000원의 미수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 중장기 호재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투자자들이 정부의 공기업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기업은 수익이 정부 가격 정책에 좌우되는 특성상 투자 불확실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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