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안이 발표된 30일 한국전력 (19,510원 ▲170 +0.88%)은 오히려 전날보다 1.19% 떨어졌다. 한국가스공사 (47,050원 ▲1,800 +3.98%)도 전날보다 450원(1.01%) 내린 4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당초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시장 전망이 4%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준수한 인상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는 한전이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한전이 3분기에 적어도 7% 이상의 요금을 인상해야 올해 영업이익이 손실로 전환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번 인상폭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직접적인 반응도 나왔다. 정민규 IBK 연구원은 "인상률이 8~10%는 돼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시장에선 이미 8월에 3%대 요금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알려졌기 때문에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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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구원은 다만 "이번 인상으로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이 4% 정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내년 한전의 연료비 연동제 실시 여부를 두고 그동안 쌓였던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해소될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대해서도 정 연구원은 "2008년 3월부터 유보된 가스요금 원료비 연동제를 9월부터 재시행하기로 하면서 4조3000원의 미수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 중장기 호재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투자자들이 정부의 공기업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기업은 수익이 정부 가격 정책에 좌우되는 특성상 투자 불확실성이 적잖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