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법 금호그룹 회장 1년 만에 사임… 왜?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07.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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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이유…그룹 분리경영으로 회장 역할 축소+박삼구 명예회장 복귀설도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65·사진)이 30일 취임 1년 만에 갑자기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법 금호그룹 회장 1년 만에 사임… 왜?


일단 건강상의 이유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작년 7월 회장을 맡았던 박 회장은 최근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으나 그룹 현안 등과 맞물리면서 미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40년 넘게 그룹에 몸담은 정통 금호맨으로, 1969년 입사해 아시아나 (9,500원 ▼270 -2.76%)항공 부회장, 그룹 항공부문 부회장을 거쳐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사임과 함께 금호그룹의 계열분리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박삼구 그룹 명예회장의 복귀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그룹 안팎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호가(家) 계열분리 속도내나=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은 앞으로 각 계열사의 경영진과 채권단 간 협의를 거쳐 이뤄진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현재 후속 회장직에 대한 조치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각 계열사는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경영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호그룹은 형제별로 계열사를 나눠 분리 경영하고 있다. 금호석유 (136,200원 ▲2,800 +2.10%)화학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부자와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보가 공동 경영하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채권단과의 협의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그룹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회장직에 대한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한 상태다. 일부 핵심 계열사들은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각 계열사별로 경영정상화에 나서면서 박찬법 회장의 역할이 축소된 것. 현재 '회장' 직함을 가지고 있는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부문만을 맡고 있다.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금호그룹은 각 오너별로 분리경영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박찬법 회장의 사임과 함께 그룹의 컨트롤 타워였던 '전략경영본부'는 '전략경영실'로 축소됐다. 기 옥 전략경영본부 사장이 최근 금호산업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황선복 전무의 지휘 하에 놓이게 됐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 29일 김성채 경영담당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6월 체결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약정서' 이행을 위해서다. 박찬구 회장과 이서형 사장(박철완 상무보측 인사)은 대주주 사전협의 사항 등을 결정할 때 참여하고 김 사장은 협의 사항 이외의 일상적 경영활동을 담당하게 됐다.

◇박삼구 명예회장 복귀는 언제쯤=일각에서는 박삼구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으로의 일선 경영복귀가 곧 가시화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부문 회장직에서 해임됐던 박찬구 회장이 올 초부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박 명예회장도 그 동안 회사에 출근하며 대주주로서 그룹의 주요 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 관여해왔다.

또 그룹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구심점 역할은 결국 오너인 박삼구 명예회장의 '몫'이라는 것이 그룹 안팎의 시선이다.

하지만 그룹 분리경영이 가시화된 상태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이 복귀를 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게다가 '경영복귀'에 대한 채권단과 노동조합의 부정적인 시각과 박찬구 회장과의 관계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금호그룹 고위 관계자도 "당분간 그룹회장 직은 공석으로 놔둘 것"이라면서 "박삼구 명예회장의 (회장직)경영복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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