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기대반 걱정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오상헌 기자, 오수현 기자 2010.07.30 14:01
글자크기

"새로운 것 없지만 가장 현실적 방안"…금융권 촉각

"현 상황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 아니겠습니까. 큰 방향이 정해졌으니 추이를 지켜봐야죠."

30일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공식 발표되자 금융권은 각자의 손익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나름의 입장이야 있겠지만 "딱히 할 말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매각 대상인 우리금융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분위기다. 어서 빨리 민영화가 진행돼 안정을 찾고 싶다는 마음과 민영화가 지연되거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상존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이 구체화돼서 조기 민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력 인수자로 대두된 하나금융은 "매각방식에 따른 효과 등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해 대응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합병 또는 지분인수 등 구체적 민영화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살펴보고 내부 논의 등을 거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임·직원 대규모 징계, 은행과 카드사업 분사 등 내부 사건이 많은 KB금융 (86,700원 ▲2,300 +2.73%)은 이날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발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하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 발표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도 못했다"며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앞으로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장 큰 이슈가 구체화되며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는 '고심 끝에 나온 방안 치고는 이미 짐작된 내용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택했다'는 판단이 많다.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키로 한 만큼 일단 민영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이 포함된 '본체'의 매각 과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임원은 "민영화 방안으로서는 너무 원론적"이라며 "시장의 추이나 정부의 의중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2~3년간 우리금융을 인수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상황에서 사실상 남은 인수자는 하나금융뿐이다. 결국 1곳만이 인수의사를 밝힌 셈이라 과연 일정대로 잡음 없이 민영화가 추진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에 매각할 것이 아니라면 하나금융의 주도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