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해변 무산됐는데 나체산림욕장 될까 '시끌'

머니투데이 배소진 인턴기자 2010.07.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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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해변 무산됐는데 나체산림욕장 될까 '시끌'


29일 국내 최초로 장흥군이 나체로 편백나무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개방, 다음 달 말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발표에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장흥군은 올해 초부터 국비·군비 45억 원을 투입, 장흥읍 우산리에 있는 개인 소유 편백나무 숲 20㏊를 사들여 ‘치유의 숲’을 조성 중이며, 그 중앙에 산림욕장을 만들고 있다. 2㏊의 편백나무 숲 사이에 들어서는 이곳에서 이용객들이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산림욕과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당초 장흥군은 이곳을 ‘누드 산림욕촌’, '누드 에코토피아' 등의 이름으로 추진했으나 종교인등이 거북하다며 문제를 제기해 ‘Vivid 에코토피아’ 로 고쳤다. 영어로 Vivid는 ‘생생하다’, ‘활기차다’ 는 뜻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꼭 가봐야 할 국내 명소가 생기는 것이냐", "이번 휴가 지는 장흥", "남자들만 우글거릴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쩐지 가보고 싶다"며 흥미로운 시도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반면 "우리나라 정서에는 안 맞을 것", "산림욕의 효과가 나체라고 반드시 더 크란 법은 없지 않느냐", "움막에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 "미풍양속에 어긋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이는 네티즌도 많다.

한 네티즌은 "그 이름이 거북하다하여 바꾼다고 해서 본질적인 것이 고쳐지지는 않는다. 무료라 상당수의 이용객이 있을 거라 생각할는지는 모르지만 사회적 정서로 보아 폭발적 인기를 얻기를 어려울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장흥군은 나체산림욕장 이용객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산책로를 외각으로 옮겼고, 산림욕객들끼리도 잘 보이지 않도록 움막과 평상을 배치하고 동선을 짰다고 밝혔다. 또 이명흠 장흥군수는 “산림 치유의 개념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산림욕과 명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실무자 차원에서 주진했던 '누드 비치'도 논란만 일으키고 잠정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누드비치는 일반 해수욕객과 지형적으로 격리가 가능한 일부 공간에 나체 해수욕장을 만들어 알몸으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도록 구상됐다. 하지만 제주 올레길이 선정되면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방법이 없어지자 추진이 중단됐다.

이 밖에 2005년에도 강원도 환동해출장소가 고성, 강릉 두 곳에 누드비치를 만들 계획을 구상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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