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의사소통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구분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몇 사람만의 잡담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대화든 오프라인 매체뿐만 아니라 블로그, 트위터, 포털 등의 다양한 의사소통 매체를 통해 순식간에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희롱 의혹에 휩싸인 국회의원, 군대 비하 인터넷 동영상 물의, 개인블로그에 실은 오랜 전 푸념 때문에 활동을 그만둬야 했던 가수 등 그 예를 들기는 별로 어렵지 않을 정도다.
진솔하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투명한 것이고 소통의 본질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등과 같은 개인 내부의 대단히 사적인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는 소설을 이해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자신의 내부에 있는 생각을 있는 그대로 실시간으로 그냥 드러내는 것이 '인간적'일 수 있다. 평범한 이들이 하는 행동이나 생각들은 '친근하게 느껴지고' '다정한 이웃 아저씨 아줌마 같아 너무 좋다'는 등의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개인의 욕망이나 편견 등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것이 돌변해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는 것이 현재 의사소통의 양면성이다. 따라서 지금은 절제되고 심사숙고한 언급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소통에 있어서 누가 이겼고 누가 졌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른 관점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온라인상에서 공감하고 때때로 다투기도 하는 다양성의 시대에 자신의 생각만 강하게 밀고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다름'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소통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의사소통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현상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의 정의가 명확해야 한다. 설득력있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합리성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즉 이성적이며 이성에 대해 열려있는 마음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