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재보선]'왕의 남자' 이재오의 생환, 향후 행보는?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도병욱 기자 2010.07.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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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파 선언, 갈등해소 중재역 등 파격 변신 전망

'왕의 남자'가 돌아왔다. 'MB(이명박)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7·28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 각각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은 '일꾼론'을 앞세워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잠재우며 당당하게 생환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리는 이 전 위원장은 '정치 실세'이고, 윤 전 실장은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경제 실세'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묵직한 정치적 중량감을 지닌 두 사람의 승리는 현 정권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해 민심이 긍정평가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당초 이들의 당선 여부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판가름한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게다가 두 사람은 각각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에서 이뤄진 야권의 '반 MB(이명박) 연대'를 여지없이 분쇄했다. 게다가 이 전 위원장은 여야 최대 쟁점인 4대강(대운하) 사업의 전도사로 여겨진다. 지난 총선에서 '4대강 반대'를 내세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패한 뒤 2년 만에 성공한 복귀가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두 사람의 생환으로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릴 전망이다. 친서민·중기 정책에 골몰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이로써 운신의 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됐다. 정운찬 총리의 유임설에 힘이 실리는 한편 다음달 단행될 개각에서 외적 압박강도가 낮아졌다.

여야는 벌써부터 이 전 위원장이 복귀 이후 어떤 행보를 할 것인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특히 친박(친 박근혜)계에서는 이 전 위원장과 지난 대선 당시 극한대결을 했던 경험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여당 안팎에서는 이 전 위원장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나홀로 선거', '백의종군'을 외치며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띄웠다.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로 '일꾼'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켜 지역 민심을 사로잡았다.


때문에 이 전 위원장이 2년여만의 복귀 이후 예전과 달리 파격적인 변신을 할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예컨대 무계파 선언, 친이·친박 갈등 해소의 중재자 자임 등 독자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년여 동안의 어려운 야인 생활 속에서 한층 강한 '내성'과 '유연함'을 확보한 그는 이제 또 다른 '거물'로 돌아왔다.

윤 전 실장은 집권 전반기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만큼 그 누구보다도 이 대통령의 의중과 지향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친서민·중기 정책의 전령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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