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부펀드 CIC, 모간스탠리 지분 매각 이유는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7.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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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비중 11.64%까지 늘어... 美 60개 상장사에 96억불 투자 '큰손'

세계 자산계의 큰손인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의 모간스탠리 주식 매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CI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CIC가 지난주 1억3850만달러 규모의 모간스탠리 주식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매각 이유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지난달 CIC의 모간스탠리 지분 보유비중이 10%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CIC의 모간스탠리 보유지분이 지난 6월18일 11.64%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상장사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의무화되는 추가적인 정보공개를 피하기 위해 CIC가 모간스탠리 주식을 팔았다는 얘기다.

◇금융지주사 포기 수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잣대에 따르면 은행지분을 대거 보유한 CIC는 금융지주회사이다. 이에따라 미국내 투자 및 인수합병에 제한을 받고 있다. 모간 스탠리 지분 매각도 금융지주회사의 색채를 털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방대한 중국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CIC는 최근 적극적인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CIC가 헤지펀드 창설을 목적으로 인력채용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CIC는 지난 23일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각각 주당 27.17달러와 27.13달러에 모간스탠리 보통주 453만주와 57만5000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CIC는 지난 2007년 후반부터 모간스탠리 지분을 매입해 왔다. CIC의 모간스탠리 지분 매입액은 총 56억달러에 달한다. CIC는 이번 모간스탠리 지분 매각 이후에도 1억7110만주의 모간스탠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 뉴스코프 등에 투자=CIC는 또 오는 8월17일 보통주 1억1610만주로 전환할 수 있는 에쿼티 유닛(Equity units:전환사채와 같은 성격으로 향후 특정가격에 보통주를 되살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48.0700~57.6840달러에 모간스탠리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CIC가 모간스탠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요주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것.

하지만 CIC가 주요주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난 2007년12월 에쿼티 유닛을 살 당시 모간스탠리와 맺은 계약조항도 걸림돌이다. CIC와 모간스탠리는 당시 CIC가 단지 수동적 투자자로서 모간스탠리 지분을 9.9% 보유하거나 주요주주보다 적게 보유한다는데 합의한 상태다.

CIC는 2009년6월 추가로 12억달러 규모의 모간스탠리 주식을 추가매집해 당시 보유비중이 9.9%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편 큰손으로서 CIC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SEC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현재 CIC는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애플, 다우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발행사인 뉴스코프 등을 포함해 60개 이상의 미국 상장기업에 총 96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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