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가 걷던 오솔길따라 옛것의 향기에 취하다.

머니투데이 최병일 기자 2010.07.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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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가 걷던 오솔길따라 옛것의 향기에 취하다.


경북 안동의 낙동강 퇴계 오솔길과 하회마을은 고적하고 오붓하다. 강변관광의 인식제고와 활성화를 위한 이참 사장과 함께 하는 강변 걷기 여행이 지난 22일부터 23일 양일간 낙동간 퇴계 오솔길과 하회마을에서 개최됐다. 해외 NTO 직원들과 함께 진행된 이번 여행에서는 안동의 다양한 고택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우리 것의 소담한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일행이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도산서당. 퇴계 이황이 낙향한 후 제자들을 가르쳤던 곳이다. 퇴계 선생이 직접 설계하여 지은 건물로 구석구석에 퇴계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다. 서당 뒤쪽에는 퇴계선생 사후 건립된 사당과 서원이 있다. 도산서원의 편액은 한석봉이 쓴 것이며 훗날 도산서원은 영남유학의 총 본산이 되었다.



도산서원에서 강변을 따라 가는 일명 '녀던길' 퇴계가 즐겨 산책을 하던 오솔길이다.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과 더불어 청량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퇴계 녀던길'이 시작된다. 목재 데크로 마련한 전망대 옆에는 시비 두 개가 나란히 서있다. 퇴계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감탄했던 바로 그 풍경 앞에서 녀던 길' 시조 한 수가 절로 되뇌어진다.
"고인도 날 못보고 나도 고인 못뵈/고인을 못 봐도 녀던 길 앞에 있네/녀던 길 앞에 있거던 아니 녀고 어쩔고"

도산서원 근처에는 민족시인 이육사를 기리기 위한 문학관이 있다. 아담한 문학관에는 생가모형과 육사 동상 그리고 청포도밭이 있다. 아직은 청포도가 만개하지 않았지만 몇 송이만이 안타깝게 피어 다가올 청포도의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문학관 1층은 문학의 세계 코너와 독립운동사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육사의 흉상 및 상징 조형물, 육필 원고, 안경, 베이징 감옥생활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독립운동 관련 사진 등 유품과 각종 자료를 볼 수 있다.



농암 이현보 선생의 종택인 농암종택도 꼭 가볼일이다. 이현보는 연산군의 노여움을 사 안동으로 유배된 선비정신의 표상과 같은 인물이다. 어부사시사를 지은 문인이자 어진 수령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원래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이 되었지만 현재의 자리에 다시 재건되었다.

하회마을은 이제 단순한 민속마을을 넘어 세계의 귀한 유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물이 마을을 S자 모양으로 돈다고 해서 붙여진 하회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마을이다.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류운룡과 서애 류성룡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여행의 끝은 장승을 깎고 다듬고, 심지어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는 목석원이었다.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몇 분만에 장승을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도 뛰어난 볼거기를 자랑한다. 그렇게 여행은 짧게 끝났지만 퇴계 오솔길에서 오붓하게 걸었던 종가집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 가슴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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