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보다 무서운 스마트폰…블랙베리 수난시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07.2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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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사용금지 검토, 이슬람권 '눈엣가시'

▲스마트폰 '블랙베리'▲스마트폰 '블랙베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중동 각국에서 스마트폰 '블랙베리' 사용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이 시장확대와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UAE 정부의 이동통신규제국(TRA)은 성명을 통해 블랙베리 사용금지 방침을 시사했다. TRA는 "최근 블랙베리 운영사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블랙베리는 외국의 상업기관(기업)이 운영하는 데다 UAE에서 유일하게 데이터를 실시간 해외로 전송할 수 있는 기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랙베리의 최대 강점은 이메일 작성과 전송기능. 하지만 이것이 중동에서 블랙베리의 발목을 잡았다. 블랙베리는 이메일 등 통신 데이터를 외부에서 알 수 없도록 암호화한다. 따라서 정부 당국으로선 블랙베리 사용자들의 통신 내역을 쉽게 감시하기 어렵다.

무슬림 국가 중에서도 보수적인 UAE는 인터넷 사용과 성인용 매체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검열을 못하는 이메일 메시지 등이 자칫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TRA는 "블랙베리 데이터가 지금처럼 관리되고 저장된다면 특정한 블랙베리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오용하게 만든다"며 "사회적, 법적, 국가 안보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RIM은 UAE 내 블랙베리 사용자의 이메일 내역을 UAE 당국에 공개하는 문제를 놓고 UAE와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이 더딘 상태다. 이에 50만명의 UAE 블랙베리 이용자들은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질까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UAE 인근 나라들도 블랙베리의 이메일 기록 공개 여부로 RIM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쿠웨이트는 블랙베리메신저(BBM) 네트워크 차단을 검토했다. 앞서 3월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BBM 차단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인도 통신당국은 지난 2008년 뭄바이 폭탄테러에 블랙베리를 이용한 메신저가 이용됐다는 의혹을 제기, 이 통신망에 당국의 접속권을 얻어내고자 압력을 넣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사용, '오바마폰'으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던 블랙베리는 최근 애플 아이폰 등 경쟁 스마트폰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추락했고 RIM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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