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약사, 이머징 아닌 선진국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07.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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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리스크 수출로 돌파 시도…일부 업체 진출 가시화

대형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의 약가규제가 강화되는 등 국내 제약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나빠지면서 정부 규제에서 자유로운 해외시장 진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 다. 과거 제약사들의 수출이 동남아시아, 남미 등 이머징 마켓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지역이 다각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외제약 (28,750원 ▲1,400 +5.12%)의 지주회사인 중외홀딩스는 국내 최초로 유럽에 영양수액제 수출계약 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가 생산한 정제 의약품이 유럽 시장에 공급된 적은 있었으나, 수액제와 같은 주사제를 유럽 국가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올해부터 주요 타깃 국가를 정해 전략제품에 대한 현지 마케팅 활동을 계획 중"이 라며 "해외 전략 지역 구축과 해외 마케팅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은 자체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동아제약은 자이데나의 미국 내 개발 및 판매권을 워너칠코트에 이전했으며, 현재 워너칠코트는 미국FDA 허가신청을 위해 발기부전 환자를 대상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슈퍼박테리아 항생제에 대해 미국내 임상 2상시험을 마치고,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은 서방형 인성장호르몬 'SR-hGH'에 대한 기대가 크다. LG생명과학의 SR-hGH는 세계 최초의 일주일 제형 인성장호르몬이다. 현재 미국 내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결과를 제출한 상태이며, FDA의 검토를 거친 후 2011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약품 (33,800원 ▲150 +0.45%)의 슬리머(비만치료제), 피도글(항혈전제) 등 의약품에 대해 9월 허가 후 각각 호주, 유럽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에소메졸(위궤양치료제)은 조만간 미국에서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신청, 마케팅 파트너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145,400원 ▲19,900 +15.86%)은 지난해 에이즈치료제 엠트리바의 원료 FTC(항바이러스제)를 길리어드사에 납품해 약 495억 원의 매출액을 나타낸 바 있다. 또 미국 와이어스에 페니실린계 항생제 원료의약품도 수출하고 있다.


녹십자 (164,400원 ▲2,100 +1.29%)는 조만간 GSK, 사노피아벤티스, 노바티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심사에 통과할 경우 WHO(세계보건기구)산하기관에 백신제품 납품이 용이해진다. 녹십자는 이밖에도 면역글로블린, 유전자재조합혈우병치료제 그린진의 북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혈액제제의 경우 높은 진입장벽으로 경쟁업체수가 제한적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이나 유럽지역을 노리는 것은 선진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머징마켓 시장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제약사의 생산시설이 선진화되면서 의약품 품질이 좋아진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과 생산시설의 선진화로 국내제약사의 위상이 높아지게 되면, 이머징 국가의 수출은 물론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선진국가에 진출한 의약품에 대해 약가혜택을 주는 것도 한 이유다. 정부는 국내 제약사가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경우에는 보험약가를 동일품목의 최고가 수준으로 우대하는 제도를 5년간 시행한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해외진출도 노리고 보험약가도 보존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 자료: 각 업체↑ 자료: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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