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일부터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일부 지방은행 등 17개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관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제부터 금감원이 지난 6월 대기업·건설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충당금을 제대로 쌓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엔 비상이 걸렸다. 부실에 대비해 쌓아둬야 할 충당금 액수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충당금이 늘면 순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과 협의해 충분히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바뀌는 게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충당금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1분기 4116억원에 이어 2분기 6~7000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액을 더 늘려 잠정 결산 결과를 수정키로 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최근 경영협의회에 참석해 임원들에게 보수적인 여신 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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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2분기에 충당금 2588억원을 적립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지만 1분기(1665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날 이사회를 연 신한금융은 2분기 충당금 액수가 3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충당금 변수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상반기 충분한 충당금을 쌓으면 하반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PF 추가 부실과 현재 진행 중인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맞물리면 하반기에도 충당금 적립액이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