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채 관리도 '재테크'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07.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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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만 재테크가 아닙니다. 부채 관리도 잘해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허영만 씨의 만화 '부자사전'에는 부자 소질이 있는지 알아보는 질문 리스트가 있다. 질문 항목 중에는 현재 은행금리가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이 있다. 하지만 부채 금리가 얼마인지 묻는 항목은 없다.

일반적으로 재테크라고 하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굴려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방법을 생각하기 십상이다. 돈을 빌리는 것을 재테크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 얼마나 저리로 돈을 빌려서 더 큰 수익 또는 효율성을 낼수 있을까라는 '빚테크'가 세테크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돈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더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면 대출을 받아 비교적 안전한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서류를 작성하는 등 귀찮은 일이 수반되지만 어쨌든 자본금 없이 신용 하나로 금리 차를 이용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재테크인 셈이다. 대출을 이용해 일시적인 금융압박을 해결하는 것도 재테크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부채 관리에 대한 교육은 부족해 보인다. 자산운용 만큼이나 부채 관리가 중요한데 말이다.

금융당국은 21일부터 대부업의 상한금리를 44%로 인하했고, 1년이내에 5%포인트 추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소득이 적은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10%대 초반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햇살론'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서민들 입장에서는 일시적 금융 압박이 해소될 전망이다. 친서민 정책의 일환이라는 공치사도 곁들여진다. IMF 위기 이후 수많은 서민금융대책들이 나왔었다. 신용회복, 마이크로크레디트 등이 앞선 정부의 흔적이었다면 미소금융과 햇살론은 현 정부의 정책이다. 이들 정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빚이라는 사실이 슬그머니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크레디트와 론이 그나마 가깝지만 빚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카드 돌려막기의 공포도 현금서비스라는 당의정으로 포장돼 왔다. 서비스, 미소, 햇살 무엇이 붙든 빚은 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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