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틀릴겁니까" LG화학에 손든 애널의 굴욕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0.07.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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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각 증권사 전망치 훨씬 상회한 2분기 실적 발표

"애널리스트들이 간과하고 있던 실적 호조의 원인이 무엇입니까"(A사 애널리스트)
"일단 놀랍습니다. 앞으로 어떤 제품을 보고 실적을 전망해야 할 지 갑갑합니다."(B사 애널리스트)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LG화학 (357,500원 ▼500 -0.14%) 2분기 실적설명회(IR)에 참석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반응이다. 좀처럼 '오판'을 인정하지 않는 애널리스트의 평소 태도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각사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훨씬 상회하는 경영실적을 내놓은 LG화학에 대한 '경이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LG화학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 5조281억원, 영업이익 8279억원, 순이익 6457억원'으로 모든 항목에서 창사 이래 최고였다. 전년과 비교해 모두 30% 이상 증가했고, 특히 매출은 분기 첫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익과 순익도 지난해 3분기의 6969억원, 542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였다. 앞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시장 평균치는 매출 4조80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차이가 나는 전망치를 내놓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애널리스트들이 많다"며 "보고서 의견은 수정을 하지 않은 채 목표주가만 슬쩍 상향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IR 분위기는 자연스레 3분기 이후 전망에 쏠렸다. 시장에선 중동과 중국 등지의 경쟁사 신·증설 물량 유입, 중국 수요 감소 등을 근거로 하반기 석유화학 시황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정작 IR 행사를 직접 주재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단호했다. 업계의 대표적인 낙관론자답게 "급격히 나빠지거나 좋아지는 시장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3분기에도 2분기 수준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내년에도 LG화학의 사업구조상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그러면서 매년 석유화학 시황을 부정적으로 예상한 애널리스트들을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질문에 나선 한 애널리스트를 향해 "3년째 틀렸는데 4년째도 틀리려고 하느냐"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이다.

증권사들은 21일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박재철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36만원에서 41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며 "2분기 영업이익이 우리 추정치를 13.7% 상회했고, 3분기 또한 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영업이익을 당초보다 10% 상향조정한 2조854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LG화학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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