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확대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이번 특별조사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을 특정해 조사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현 정부 들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옥죄는 것에 대해 이렇다 할 조치가 취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데 반해 중소기업은 도산 위기에 몰리는 등 기업 양극화가 심각해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鄭총리 "이번은 다르다, 지켜봐 달라"= 정 총리는 전날 중소기업인들과 영등포의 한 숯불갈비 집에서 저녁을 함께 하며 정부의 중소기업 대책을 설명했다. 특히
정 총리는 "지난 일요일에 이 대통령을 만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방안을 논의했다"며 "비판론자들은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사실은 '대기업 프렌들리'라고 주장하지만 대통령께서는 중소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며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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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이 올리고 있는 사상최대의 성과를 중소기업이 같이 나눠, 경기회복과 체감경기 호전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순이익률이 12.8%, 현대자동차는 11.4%로 두 자릿수지만 두 회사의 협력중소기업들은 각각 3.0%와 0.2%에 불과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칼끝'은 어디? '생색내기' 우려도=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가 진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칼 끝'이 삼성, LG 등 대기업을 정조준 하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여러모로 이례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기업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대기업의 부당행위를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정부는 혐의가 드러날 경우 어떤 기업이든 예외 없이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제재 수위에 따라 이번 조사가 '생색내기'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지방선거 패매 등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친서민·친중소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한 후 실제 처벌 등에 있어서는 기업들의 사정을 봐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랜만에 실시되는 대기업에 대한 조사이니만큼 이번 조사가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실제 처벌 및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사 대상과 방법은=이번 특별조사는 △실태조사 △직권 현장조사 △제재 및 제도개선의 순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달 내에 대기업 부당행위에 대한 실태점검을 마친 뒤 내달부터는 납품단가 인하 강요나 기술 탈취 등 부당행위가 드러난 업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권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올 초부터 10만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서면 실태조사'를 세분화해 5000여개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하청업체 9만5000개를 대상으로 대기업의 부당행위 여부를 중점 점검한 뒤 대·중소기업 거래질서 확립조사단의 현장 직권조사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