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중소기업 정책, 과거와 다를 것"···중기인과 '토진간담'

머니투데이 김희정, 변휘 기자 2010.07.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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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총리 "중소기업 정책, 과거와 다를 것"···중기인과 '토진간담'


20일 저녁 서울 영등포 모 숯불갈비집.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례적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과 함께 막걸리를 기울였다. '토진간담'(吐盡肝膽, 간과 쓸개를 다 내놓고 실정을 숨김없이 털어 놓는다)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중소기업인들과 흉금을 털어놓고 듣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자리였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과거와 다를 겁니다"라며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지난 일요일 대통령님을 만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해 말씀을 나눴는데 대통령께서 '총리가 중소기업 위하는 게 신문에 나고 나도 중소기업 위하면 좋기는 하지만 대기업들이 위축된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나'라고 걱정하셨다"며 "그 정도로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수출지향적이고 큰 기업은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내수지향적이고 작은 기업이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정부는 규제를 많이 풀고 중소기업의 현대화발판을 마련하며 대·중소기업의 상생 관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취임 초에 '비즈니스 프렌들리'라고 알려졌는데 비판론자들은 '대기업 프렌들리'라고 한다"며 "대통령이 너무 진보적으로 보이면 어떡할까라고 걱정할 정도로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막걸리가 돌고 숯불갈비가 익어가는 와중에도 원자재값 상승, 납품단가인하 등 중소기업들의 고충은 끊이지 않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의 현장애로를 바로 전달하기 위해 처음으로 막걸리 대화를 가졌다"며 "대기업이 올리고 있는 사상최대의 성과를 중소기업이 같이 나눠, 경기회복과 체감경기 호전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순이익률이 12.8%, 현대자동차는 11.4%로 두 자릿수지만 두 회사의 협력중소기업들은 각각 3.0%와 0.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대기업이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 지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입증책임이 정보접근이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있어 곤란을 겪고있다는 점을 호소했다. 하도급대금 감액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해줄 것도 건의했다.



중소기업계는 또 ▲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 권한 위임 ▲대기업 구매대행사(MRO)의 사업영역 확대 방지 ▲SSM 규제법안 조속 통과 ▲우수조달 공동상표 수의계약제도 개선 ▲교과부 MAS 2단계 경쟁대상 금액 현행 유지 ▲하반기 외국인 근로자 도입쿼터 확대 ▲상장 중소기업에 대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시기 연기 등 13건을 건의했다.

이같은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한 정 총리의 답변도 이어졌다. 우선 정 총리는 외국인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중소상공인들의 주장에 대해 "젊은이들이 대기업과 정부에만 가려고 하며 중소기업을 안 가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젊은이들의 눈을 낮추고 데이터베이스 확충해야 하는 등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려운 사정을 전했다.

또 한-EU FTA 체결을 앞두고 정부가 SSM 규제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FTA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며 "최선을 다 할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일할 수 있는 기간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정 총리와, 김 회장, 안현호 지식경제부 제1차관, 손인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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