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소위 '우량 금융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금융사 주식만큼 안정성 있는 주식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국민연금의 지분이 늘어날 수록 이 대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민연금측도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고 있으니 '국민 주주'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은 최대 약 30억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최고의 경영 성적을 올려 장·단기 성과급을 모두 받을 경우 이 연봉을 받게 돼 있었다.
회장의 본봉은 행장보다 10% 정도 많다. 따라서 회장의 기본급은 6억 원 가량이다. 삭감 전에는 7억7000만 원 가량 됐다. 여기에 단기성과급을 본봉의 최대 100%받고, 재임기간 지급되는 장기성과급(스톡그랜트) 등을 받을 수 있었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의 경우 8만 주가량의 스톡그랜트를 받은 바 있다. 현 주가가 5만 원 초반임을 감안하면 3년 간 40억 원으로, 1년에 13억 원어치 가량 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KB금융의 임원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후 스톡그랜트를 전부 반납, 스톡그랜트의 이익실현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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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취임한 어 회장은 취임 직후 "회장 급여 일부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용절감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평가보상위원회에서 전임 회장과 달리 어 회장의 연봉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짰는지 알려진 바 없다.
국민연금의 불만은 다른 금융지주사로도 향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신한지주 (56,200원 ▼800 -1.40%)는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이 6억~7억 원 가량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모가 성과급을 포함한 것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도 김승유 회장, 김종렬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 은행장, 석일현 감사 등 4명의 등기임원이 지난해 총 13억91000만원의 연봉(기본급+성과급+활동수당)을 받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봉이 30~40% 삭감된 수치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3억4800만원인 셈이지만, 김 행장을 제외한 3명의 연봉은 이보다 훨씬 많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의 등기임원도 겸해 지주에서 연봉을 받지 않는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의 이팔성 회장은 5억~6억 원,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4억~5억 원 정도의 기본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지난 해 임금을 20% 삭감으로 실제 지급받은 기본금 액수는 이보다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어디까지나 본봉 개념이다. 장·단기 성과급을 합치면 각 금융회사 경영진의 연봉 액수는 더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