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트위터 하자니…" 민원창구될까 부담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7.2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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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불만사항 여과없이 확산…건설사, 트위터 하자니 민원창구될까 부담

건설사 "트위터 하자니…" 민원창구될까 부담


 #용인의 한 아파트 계약자인 A씨는 입주를 앞두고 사전점검 현장을 찾았다. 그는 부실시공으로 판단되는 부분을 트위터(twitter)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또 시공사 계정과 '팔로우'(follow)해 사장에게 직접 불만을 밝혔다. 이 내용들은 삽시간에 팔로워들에게 퍼져 나갔다.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가 아파트 입주자들의 새로운 민원 표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140자 단문'이란 제한이 있지만 부정적인 내용이 여과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어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를 활용해 커뮤니티를 이뤄왔다. 이를 통해 주민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불만 사항에 대해선 건설사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게 트렌드였다.



 그러나 최근 트위터 유저가 급속도로 늘면서 이런 풍속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입주자들이 트위터에 올린 불만 사항은 삽시간에 퍼지게 된다. 자생적으로 확산하는 트위터는 기존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 등과 달리 업체가 대응하기도 사실상 어렵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트위터의 영향력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홍보매체인 '더피알'(The PR)이 국내 200개 주요 기업 홍보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영향력이 가장 많이 증가한 매체로 트위터 등 SNS를 꼽은 응답자(복수응답)가 51.5%에 달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39.0%였고 모바일(35.5%)과 포털(33.5%)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도 트위터를 놓고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 파급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이를 활용한 홍보 마케팅엔 적극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것. 다른 업종들에서 트위터 마케팅을 권장하는 분위기와 다소 대비된다. 이는 다른 업종에 비해 입주자 민원이 많은 특수성이 있어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다수 건설사들은 각종 하자보수와 하도급 소송에 묶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를 통해 회사나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글이나 악성 루머가 올라와 불특정 다수에게 급속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 대형건설사는 트위터 계정을 확보하곤 있지만 실제 활용은 거의 드물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꾸준히 트위터의 마케팅 효과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번 퍼지면 수습하기 어려운 트위터의 속성상 얻는 것 보단 잃는 게 많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아파트 주수요층(40~50대)이 트위터 주 이용층(10~20대)과 달라 굳이 위험 부담을 안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SNS 전문가들도 건설 등 민원이 많은 업종에선 대응 전략을 세밀하게 짠 뒤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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