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車 종주국 미국 전기차 심장 선점"

머니투데이 홀랜드(미시간주)=강호병뉴욕특파원 2010.07.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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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석 LG화학 부회장 "배터리 헤게모니 전자서 화학으로 이동"

"상업 생산 목적을 가진 공장으로서는 미국에서 처음이다. GM, 포드 등 고객에 대한 납품계약을 깔고 생산에 들어가는 첫 공장이라는 의미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 10년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자동차 종주국 미국 전기차 시장의 심장을 선점한 것으로 보면 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사진)은 1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홀랜드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순수 전기차(EV)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LG화학 (355,500원 ▲10,000 +2.89%)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예상하고 10년전 미국에 현지법인 컴팩트 파워(CPI)를 만들어 기술을 축적해왔다. GM, 포드에 납품하게 된 것도 USABC 프로젝트 등 국책사업 초기단계부터 참여해 기술과 협력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USABC는 미국 에너지부(DOE)와 빅3 자동차회사가 전기차 개발을 위해 만든 컨소시엄이다.

전기차 시장은 미국이 가장 크다. 특히 GM이 열성을 보여왔다. LG화학은 디트로이트 인근에 설립한 연구개발 자회사 컴팩트파워(CPI)를 통해 개발단계에서 GM과 공동연구를 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6월 다우케미컬이 코캄과 합작한 생산법인 기공식을 가졌지만 고객을 확보한 양산단계의 공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 공장입지로 하필 미시간주 홀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지리적 조건이 좋다. 미시간 주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천해줬다. 어떤 제품이건 고객옆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공동연구도 할수 있고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다. 홀랜드는 미국 자동차 생산중심지 디트로이트에서 3시간 거리에 있다. 또한 30분 거리에 규모 있는 도시 그랜드 래피드가 있어 생산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경제적으로는 미국 연방정부와 미시간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연방정부는 3억달러 공장건설비용중 절반인 1억5000만달러를 대줬다. 주정부도 총1억3000만달러의 세제혜택을 줬다.


-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지원조건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오바마 행정부는 국책사업으로 전기차사업을 밀고 있고 미시간주 정부도 전기차로 잃어버린 자동차산업의 실지를 회복하려 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전기차 개발 양산을 위한 9개 프로젝트에 24억달러를 지원했다. 이같은 국책사업에 외국기업이 참여해 양산단계의 성공을 거둔 것은 LG화학이 유일하다.

주정부는 이 지역을 산업회생구역인 '르네상스 존'으로 지정, 각종 혜택을 줬다. 배터리공장이 이익을 내면 세금을 안내고 적자가 나면 재정으로 보전해주기로 돼 있다.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주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빠지면 주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회생 계획이 맹물이 돼 이같은 파격적 조건을 흔쾌히 수용한 줄 안다.

원래 120에이커(50만제곱미터) 부지매입도 행정구역 문제 등으로 절차가 복잡했다. 그러나 주정부가 르네상스 존으로 지정한 뒤 인수하고 다시 LG화학에 넘겨줬다.

- 현재와 향후 생산계획은 어떻게 되나

2013년까지 순수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연간 6만개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현재 120만대 수준인 세계 전기차 시장이 400~500만대로 급성장하면 그에 비례해 생산능력을 연 25~30만대로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공장은 GM 시보레 볼트에 우선 공급할 목적으로 계획됐다. 볼트는 올 11월 시판예정으로 있다. 2012년 봄 공장을 다 짓기까지 공백은 LG화학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할 것이다.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할 전기차, 시보레 볼트(왼쪽)과 포드 포커스(오른쪽)↑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할 전기차, 시보레 볼트(왼쪽)과 포드 포커스(오른쪽)
- 왜 LG전자가 아니고 LG화학인가?

배터리의 겉은 전자이나 속은 화학이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2차전지 핵심 4요소는 모두 화학 엔지니어링이다.

지금 2차전지 개발과 생산의 헤게모니가 전자업체에서 화학업체로 넘어오는 추세에 있다. 바스프, 뒤퐁, 다우케미컬 등 세계 유수의 화학업체가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 몇년 지나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경쟁체제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있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LG화학은 핵심기술인 리튬이온전지 셀 제작, 셀을 모듈화해서 차량별 모델에 맞게 패킹하는 기술, 2차전지가 원활하게 기능토록 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세가지 기술을 모두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은 저비용, 고용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계속 생산, 시장을 리더하고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다.

- 전기차가 친환경 자동차 승자가 될수 있나. 배터리 충전부담이 구매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한데.

순수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카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자동차는 여러 가지 형태가 공존하고 있다. 어느 것이 승자가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사용환경이 시기별, 지역별로 너무 다르다. 다만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카에서 전기차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LG화학이 남품하게 될 시보레 볼트는 엄밀히 말해 100% 전기차는 아니다. EREV(Extended Range EV)라 해서 가솔린 엔진을 충전용으로 제한적으로 쓰는 EV다. 그러나 포드 포커스는 100% 순수전기차다. 니산 리프(Leaf)도 그렇다.

- 일본이 전기차 배터리에 뒤진 이유는?

시장을 오판 한 듯하다. 이렇게 빨리 전기차 시대가 빨리 올 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업체는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하이브리드 카에 주력한 영향으로 니켈수소 전지를 주로 만들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값은 저렴하지만 부피가 크고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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