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게 그려낸 농익은 봄의 시간 <모딜리아니>

머니투데이 송우영 월간 외식경영 2010.07.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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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길게 늘어지는 오후. 골목길 한 구석에 통유리로 햇살을 받아내는 레스토랑 <모딜리아니>에서는 느긋하게 수다를 떨며 늦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붐빈다.

서울 강남구 방배동 함지박사거리 모퉁이 레스토랑 <모딜리아니>에서 우아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꽃이 시샘한다는 잠깐의 추위도 지나간 따뜻한 공기가 사위를 에워싼다.



◇ 요절한 천재 작가 모딜리아니의 추모하다

레스토랑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의 요절한 천재 화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를 추모한다. 서른 여섯의 나이로 요절한 이탈리아 천재 화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아프리카 조각의 영향을 받은 그의 그림 속 인물은 공통적으로 기다란 목과 코, 단순화한 이목구비의 긴 타원형 얼굴 윤곽을 가지고 있다.
섬세하게 그려낸 농익은 봄의 시간 <모딜리아니>


낮잠을 자다 깨어 기지개하는 고양이의 긴 허리만큼이나 관능적이다. 모딜리아니는 과감히 배경을 생략했다. 그리고 간결한 선으로 그림 그렸다. <모딜리아니>의 공간은 간소하다. 대표적인 마감재는 나무가 전부다.



그러나 나무 본연이 가지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고객을 맞이 한다.
매장 곳곳에 걸린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풍부한 표현력으로 강렬한 색채와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윤곽선으로 평면적인 동시에 조각과 같은 입체감을 지닌다.

모딜리아니는 미술계와 문단의 유명인사들은 물론 모델, 하인, 이웃 소녀 등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을 그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딜리아니의 윤곽선은 점점 세련되게 다듬어졌으며 색채는 더욱 섬세하고 우아해졌다. 시간은 모든 것을 농익게 만든다.

◇ 주방장의 창의력 담긴 정통 이탈리안 음식


통유리로 전면을 마감한 <모딜리아니>는 브런치 카페이자 이탈리안 레스토랑, 와인바다. 12시부터 2시까지 브런치 뷔페로 운영된다. 지하에 위치한 주방에서 직접 구운 빵과 케이크, 싱그러움이 담긴 파스타와 수프 등 이탈리안 레시피에 기초한 메뉴들이다.

섬세하게 그려낸 농익은 봄의 시간 <모딜리아니>
부드러운 스크럼블 에그와 닭, 해산물 요리는 가볍지 않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원하는 메뉴들을 마음껏 먹는다. 수다가 빠질 수 없다.

나무 마감을 기본으로 하는 조금 거친 듯한 공간 마감은 고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사람키의 두 배나 되는 살아있는 나무들이 놓인 전면 공간은 천장이 높아 시원하다.

브런치 시간이 끝나면 주방은 다시 바빠진다.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 음식을 표방하는 이곳에서는 화학조미료를 비롯한 통조림 등의 공산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소금의 사용조차 절제하고 식재 자체의 맛을 살리고 있다. 해산물이나 닭고기 등을 직접 오랜 시간 끓여 스탁을 직접 만든다. 매일 들어오는 식재로 미리 내방 고객 수를 예상해 적정량의 음식을 만드는 것도 이곳 주방의 몫이다.

담백한 음식에 첫 방문고객들은 ‘싱겁다’며 낯설어하지만 자연의 맛은 언제나 ‘끌림’이 있다. 이내 그들은 단골 고객이 된다. 참숯 그릴에 구워내는 스테이크 또한 자연의 향을 듬뿍 담고 있다.

◇ 이곳에서 밤은 무르익는다

섬세하게 그려낸 농익은 봄의 시간 <모딜리아니>
나무 바닥과 벽, 흙으로 된 화분에 낀 이끼 조차도 자연에 일부로, 공간 소품의 일부로 보호하고 있다. 1층에 마련된 오픈 주방에서는 커피와 와인, 빵과 피클 등 간단하고 빠르게 서빙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 고객들의 웨이팅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에 마련된 테라스 공간은 겨울 동안 잠시 닫아두었다가 봄이 되어 다시 열었다. 시원하게 창이 열리는 테라스 공간은 언제나 인기가 있다.

5시 이후 이곳은 알라카르트(코스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단품 메뉴를 말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된다. 퓨전요리는 최대한 배제하나 주방의 창의력을 담는다.

9시가 넘으면 <모딜리아니>는 브런치 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거쳐 와인 바로 운영이 된다. 조도는 낮아지고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3월 중순 어느 날, 어느새 우리 곁으로 온 2010년 새봄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듯이.

오픈일 2009. 10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동 810-4 B1, 1, 3층
전화번호 02-3482-5612/5614
영업시간 11:00~다음날 새벽 1:00 (15:00~17:00 준비시간)
면적 110평
규모 100석
마감 나무, 이끼, 유리, 철근콘크리트, 철재
주메뉴 브런치(11:00~2:00)-주중 1만9000원, 주말 2만1000원/ 저녁-엔초비와 마늘이 어우러진 스파게티 1만4000원, 혼두부 크림 리조또 2만1000원, 신선한 연어 스테이크 3만원, 숯불에 구운 최상급 안심과 검은 트러플 소스와 양파구이 3만8000원(V.A.T.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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