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남시장 '오버'에 뿔난 직원들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7.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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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성남시장 '오버'에 뿔난 직원들


 "제 입으로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지난 12일 이재명 성남시장이 5200억원에 달하는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급유예를 선언한 이후 시청 공직자들 사이에선 다소 불만스럽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시장이 상환시기를 1년 늦추는 것을 두고 대외적으로 너무 '오버'해서 말하고 다닌다는 주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들은 세입 감소로 올해 5000억원가량 예산이 줄긴 했지만 지급유예를 선언할 만큼 재정이 빠듯한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성남시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판교특별회계 자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해 사용해왔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판교특별회계는 관련 법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성남시 예산이다.

 성남시 한 관계자는 "특별회계에서 일반회계로 돈을 빌려올 때 갚을 능력이 있고 계획이 있었으니까 빌린 것 아니었겠냐"며 "시장이 마치 성남시의 재정에 구멍이 난 것처럼 이야기해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조기집행에 필요한 예산을 특별회계에서 전용해 사용했을 뿐 재정계획상 상환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성남시는 판교사업 종료 후 국토부ㆍLH 등과 함께 판교신도시내 공공시설 재투자 형식으로 2012년까지 매년 1000억~20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12일 이재명 성남시장은 예산 부족으로 단기간·일시 상환이 어렵다며 지급유예를 선언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어차피 판교특별회계금은 사업정산 후 갚으면 되는 잉여자금 성격이라 일반회계로 빼쓰고 채워넣을 계획이었다"며 "시에서 계획도 없이 예산을 전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시의 이미지를 실추시켜가면서까지 지급유예를 공표한 의도가 궁금하다는 공직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자신의 공약은 중요하고 시의 이미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 취임식을 연 이재명 성남시장은 채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시정을 함께 펼쳐나갈 소속 공무원들로부터 신임을 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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