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윤대, 취임 첫 날 '중기' 찾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7.14 16:46
글자크기
KB금융지주의 새 선장이 된 어윤대 회장이 취임 첫 날인 13일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두 군데. 서울 영업점과 중소기업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 회장은 전날 취임식 직후 서울 여의도 영업점을 찾아가 직원들과 만났고 이후 중소기업체 두 곳을 방문해 업체들의 업무환경을 둘러보고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어 회장이 취임 직후 중소기업을 찾은 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실적 회복'을 위한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해석된다. 어 회장은 취임 전 은행 임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은행이 최적의 상태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필요하다면 직접 중소기업도 직접 만나며 뛸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실적 개선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최고 수장이 직접 현장을 찾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침체됐던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수개월 간 경영공백으로 인해 느슨해진 조직을 다잡는 것도 어 회장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날 방문한 영업점에서 어 회장은 전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KB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가겠다는 어 회장의 의지도 읽힌다. 어 회장은 KB금융 회장에 선임되기 직전까지 맡았던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에도 중소기업을 강조해왔다. "한국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우수 중소기업들과 손을 잡겠다"고 했을 만큼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중요시해왔다. 전날 취임사에서도 어 회장은 "KB금융그룹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인 리딩 뱅크로서의 'KB'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취임 첫 날 어 회장은 KB금융을 '비만증을 앓는 환자'에 비유했다. 병의 원인을 찾아냈으니 이제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어 회장 앞에 주어졌다. '의례적인' 현장경영이 아닌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낼 수 있는 '생산적인' 현장경영의 결과를 기대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