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과 네거티브로 얼룩진 與 당권 쟁탈전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0.07.14 17:47
글자크기

[한나라당 전당대회]

저마다 쇄신과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실상은 이전투구였다.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후보 간 진흙탕 싸움으로 인한 후폭풍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전망이다.

◇넘쳐나는 당권 후보…예견된 파행=후보 등록 당시부터 파행은 예고됐던 일이다. 1명의 당 대표를 포함,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인데 무려 1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전혁 후보가 중도에 사퇴하고 남경필 후보는 정두언 후보와의 단일화로 자동 탈락됐지만, 여전히 경쟁 주자는 11명에 달했다.

넘쳐나는 후보 탓에 계파 간 싸움은 물론 계파 내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친이(친 이명박)계에서만 김대식, 안상수, 정두언, 정미경, 홍준표 등 5명이 경쟁을 벌였다. 친박(친 박근혜)계에서도 서병수, 이성헌, 이혜훈, 한선교 등 4명의 후보가 완주했다.



결국 당이 주관하는 토론회에서도 후보 간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고, 일방적인 비난과 폭로만이 거듭됐다. 당 지도부가 "네거티브 공세를 자중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사정은 바뀌지 않았다.

◇태풍의 눈 '영포회'='영포목우회' 사건이 터지자 후보 간 충돌은 격화됐다. 정 후보는 2년 전 자신이 권력 사유화에 대해 비판한 것을 상기시키며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해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이성헌 후보는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선진국민연대 관련 자료를 야당에 전달했고, 김 실장은 정 후보의 측근이라고 폭로했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김대식 후보는 이 폭로를 근거로 "민주당의 공격 배후가 정 후보라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배신과 배반의 정치"라며 "사실로 드러나면 정 후보는 정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홍 후보와 김성식 후보 등은 이 사건을 여권 내 권력투쟁으로 규정하고, 당사자인 김대식-정두언 후보 모두 자중해야 한다며 공격했다.



정 후보는 이성헌 후보에 대해서는 "폭로가 사실이 아닐 경우 정말 큰 일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권력투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사태의 본질은 여권 내 비선조직의 문제지 권력투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병역기피에 개 소송 논란까지=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는 안 후보의 병역기피 논란이 터져나왔다. 홍 후보는 지난 12일 안 후보의 병역기록을 공개하며 "병역을 기피하고 10년을 도망 다닌 끝에 면제 받은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면 한나라당은 병역기피당이 된다"고 비판했다.

김성식 후보도 "7년이나 입영통지서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는 군에 갈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고시공부 때문에 입이 늦어졌고, 이후 몸이 아파 훈련을 마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우리끼리의 흑색선전은 이적행위"라며 "지도자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반격했다.

전당대회 전날인 13일에는 안 후보의 개 소송 논란까지 터졌다. 홍 후보는 이날 안 후보가 과거 옆집 개가 짖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2000만원짜리 소송을 냈다고 폭로했다.

홍 후보는 "개소리 때문에 이웃집과도 화합 못한 분이 어떻게 당 화합과 국민 통합을 이끌겠냐"고 공격했고, 안 후보는 "당시 고3수험생 아들이 시험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였고, 네거티브 전략은 도리어 비난의 대상"이라고 맞받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