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진 인적쇄신, 고소영 논란 재연?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2010.07.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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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발표부터 난맥상 드러내

임태희 대통령 실장 내정에 이어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에 백용호 국세청장이 내정되는 등 청와대 인적 개편이 13일 거의 마무리됐다. 홍보수석 등 한 두명의 수석이 이번 주말쯤 추가로 교체될 예정이지만 이날 인사로 사실상 새로운 진용이 갖춰진 셈이다.

6·2지방선거 패배이후 40일만이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청와대와 내각의 시스템 개편과 함께 인적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힌 지 한 달만이다.



정책실장에 내정된 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개혁성향의 경제학자로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을 이끌어왔으며 현 정부 초대 내각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하면서 공정거래 업무를 선진화시킨 데 이어 지난해 9월 국세청장을 맡아 국세청 개혁을 이끌었다.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을 거쳐 현재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3선 의원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풍부한 의정경험과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당·정·청, 야당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이번 개편에서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으로 내정된 박 원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흥사단 이사장, 월드리서치 대표,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등을 역임했다. 박 수석 내정자는 시민사회에서 신망이 높고 합리적이면서 강직한 성품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시민단체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 적임자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희정 대변인은 부산 출신으로 17대 최연소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의정활동 경험을 통한 정무적 감각과 소통 능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언론의 가교역할을 내실 있게 수행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참모진 개편을 보면 인적쇄신을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한 달간의 고민 끝에 나온 인선이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청와대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통합수석 인선을 놓고 말이 많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자는 고려대, 경북 출신으로 종로의 초동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인선 때 논란이 된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인맥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종교·시민단체 원로 등 각계에서 박 원장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발탁했다"면서 송월주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등 종교·시민단체 원로가 이 이 대통령께 보낸 건의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싸고 천주교, 불교, 시민단체 등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통합을 담당할 수석으로 '고소영'인맥의 범주에 속하는 인사를 내정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이번 인선과정에서 보여준 난맥도 문제다. 집권 후반기를 이끌 청와대 3기 인선이 시작부터 삐꺽거린 것이다.

일부 참모들이 자리보전을 위해 각종 잡음을 일으킨데다 공식 발표 전에 내정 사실이 일부 언론에 유출되는 등 내부 보안 시스템마저 무너졌다.



이 때문에 박선규 대변인이 전날 수석비서관을 일괄 발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지 하루 만에 단계적 발표로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 수석은 "보안유지가 안 되네요"라며 기자단에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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