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성공…'정두언 돌풍' 현실화하나?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도병욱 기자 2010.07.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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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구도에서 3강 구도로…"권력투쟁으로 몰아가선 안돼"

재선 의원이 4선 의원을 이겼다. 여론조사에서는 밀렸지만 조직적인 지지표에서 앞섰다. 이로써 '안상수·홍준표 양강구도'가 '3강 구도'로 바뀔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에 '정두언 돌풍'이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단일화 성공…'정두언 돌풍' 현실화하나?


정두언 후보는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포목우회·선진국민연대)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조직의 불법행태이자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이를 권력투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이 문제에 대해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을 꺼낸 것 갖고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 등과의) 권력 투쟁으로 몰고 있다"며 자신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감정에 북받쳐 한때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두언 의원(재선·서울 서대문을)은 전날 실시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서 남경필 의원(4선·경기 수원 팔달)을 박빙의 차이로 이겼다. 두 후보는 자신들의 지지표를 더하면 안상수·홍준표 의원을 모두 앞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탄력받은 정두언, '전략의 승리'(?)=정 후보는 최근 불거진 불법사찰·영포회(영포목우회) 사태에 대해 '내공'을 한껏 끌어올렸다. "내가 2년 전에 경고했던 이유는 바로 이같은 사태를 우려했던 것"이라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 후보의 '각 세우기'에 대해 당 안팎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권력투쟁 이후 밀려났던 정 후보가 이번 사태들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을 일시에 폭발시키고 있다는 해석이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정 후보가 치밀한 전략 아래 "이번 사태들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분석도 나온다. '제도권 강자'인 안상수·홍준표 후보를 물리치기 위해 극약처방식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는 얘기다. 현 정권의 권력누수·남용 사태를 적극 비판할수록 자신의 쇄신과 개혁 이미지를 더욱 굳힐 수 있다는 것. 이는 "권력투쟁의 한 축으로 폄훼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역이용한 전략인 셈이다.


실제 정 후보는 단일화에 성공한 이튿날 권력투쟁이란 여론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피력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그는 "(이번 사태들이) 정리수순을 밟고 있지 않냐"며 "야당의 분열책에 놀아나선 안되고 전대에서도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이간책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돌풍', 현실화하나=정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탄탄한 지지기반을 확인했다. 영포회 사태 등에 적극 대응하면서 권력투쟁의 한 축으로 폄훼되는 것보다는 그를 통해 선명성 강화 등 긍정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정 후보는 이날 표심을 향한 호소에 주력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한나라당도 좀 더 생동감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고, 상상력이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의 가장 큰 단점은 변화가 없다는 점인데 변화는 버릴 때 나오는 것"이라며 "남 후보와 나는 한나라당에서도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좌고우면(앞뒤를 재면서 망설임)하지 않는다"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소신을 바칠 것이고, 충정을 다 바쳐 한나라당의 기사회생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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