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집 산 사람들 '속앓이'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7.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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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어수선한 부동산시장, 집 산사람도 집 팔 사람도 '속앓이'

대출로 집 산 사람들 '속앓이'


9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내집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대출자들은 앞으로 닥쳐올 이자부담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이 발표된 이날 오전 주요 인터넷 포털과 부동산, 재테크 사이트에는 서민 대출자들의 우려 섞인 글이 봇물을 이뤘다. 이번 금리인상이 출구전략 시행의 신호탄인데다 시중 은행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보다 높아 실제 대출자가 체감하는 이자부담이 크다.



이달 초 내집마련을 한 직장인 김 모(36)씨는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1억원을 대출 받았을 때 연 이자만 50만원 늘어난다"며 "앞으로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는데 무리해서 대출받아 보금자리를 장만한 사람들은 곡소리가 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야하는 수요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하반기 입주물량이 집중된 고양 식사, 파주신도시, 용인 신봉 등지는 이자부담에 매매가 하락까지 겹쳐 미입주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한 예비입주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차라리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리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대출금 부담에 매물을 처분하려고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 투자자는 "아파트에 투자했다가 담보대출금 부담이 커 시세의 60% 가격에 급급매로 내놓았는데 금리인상이 발표되자 계약하기로 한 사람이 다시 3000만원을 깎아달라고 한다"며 "앞으로 오를 이자를 생각하면 깎아서라도 팔아야해 투자원금도 못 건지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심리적 타격에 우려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예전부터 예고돼왔고 인상폭도 크지 않아 실질적 영향은 미미하지만 수요자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치명적란 분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상반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많이 않아 금리인상으로 인한 거래급감 등 즉각적인 반응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투자수요가 위축돼 부동산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매시장이나 저가매물 등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었는데 소극적 투자자들에게 까지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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