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이루넷, 욕설·드잡이 끝 '따로 주총'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0.07.09 14:22
글자크기
↑ 서울 양재동 이루넷 본사 앞. ↑ 서울 양재동 이루넷 본사 앞.


9일 오전 8시로 예정됐던 이루넷 임시주주총회가 4시간30분이 넘는 지연 끝에 오후 12시30분경 가까스로 시작됐지만 이내 파행으로 끝났다.

소액주주와 이루넷 경영진 우호세력 간 갈등이 여러 차례 정회로 이어지다 결국 경호용역까지 동원한 '난투극'으로 치달은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이사, 감사를 해임하고 별도의 인사를 선임하려던 당초 계획은 일단 무위로 돌아갔다. 이날 주총에 앞서 소액주주들은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고 이사회를 장악해 현 경영진을 해임시키고 회사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김만기 이루넷 대표는 총 발행주식수 2696만여주 가운데 의결권 위임을 포함해 주식 1629만8900여주의 출석만을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출석률은 61.9%다.



이는 당초 300여명의 소액주주가 의결권 위임을 통해 확보한 1200만주 가량의 주식 중 611만주 정도만을 인정한 수치다.

소액주주에게 1200만주 가량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총에 참석한 한진화 법무법인 한얼 변호사에 따르면 이루넷측은 인감증명서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나머지 주식(589만주 가량)에 대한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소액주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측은 "이루넷 경영진이 주식 750만주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반수 넘는 지분을 확보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저지하려고 고의적으로 문제가 없는 인감증명을 문제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액주주들은 이에 현장에서 의장 해임 및 임시의장 선출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발언권 획득을 위해 이루넷 경영진에 우호적인 주주들 및 직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차례 고성이 오간 끝에 양측은 결국 소규모 회의실의 앞, 뒤에서 별도로 주총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소액주주들은 안건으로 제시했던 현 이사 및 감사 해임안을 비롯해 의장 해임 및 신임의장 선출을 자체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 이 사이 김만기 대표는 이사 및 감사 선임 건, 정관변경 건 등에 대해 "반대 없이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파행으로 치달은 주총 직후 소액주주 변호인단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인감증명을 문제삼아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했던 이번 임시주총 상황을 법원에 알리고 주총을 무효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된 상태에서 양재동 본사 소규모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루넷 임시주총은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소액주주들의 성토와 함께 일단락됐다.

소액주주들은 "이번이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회삿돈 544억원을 횡령(혐의)한 김민종 대표에 이어 남은 자금까지 빼돌리려는 김만기 대표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루넷 관계자는 "주총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별도로 할 말이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