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은 이날 서울 관악구 교내 호암교수회관에서 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려면 지금과 같이 해도 되겠지만 발전하려면 더 변해야 하고, 더욱 분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좀 더 진정한 의미에서 학문의 자유를 보장받으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며 "법인화도 이런 측면에서 필요한 변화"라고 부연했다.
재정 지원에 따른 정부의 간섭 우려에 대해서는 "국립대인만큼 정부 관계자의 이사회 참여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대학이 스스로 변하고 사회로부터 존경받게 되면 정부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구성원 모두와 함께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이뤄내는 총장'을 바람직한 총장상으로 꼽으면서 국제화 문제에 대해서도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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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수들이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했다"며 "강압적인 방식으로 한다면 당장 수치상 성과는 있어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국인 교수를 대폭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교수는 연구 업적과 지적 재산 등으로 대학 위상을 높여주고 좋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총장 임기 4년 동안 외국인 교수는 2006년 47명에서 2010년 4월 211명으로 늘었고, 하반기에도 6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 중 전임교수는 올 해 추가 배정할 50명을 합하면 모두 133명이다.
전공이 겹치거나 당장은 수요가 없어도 훌륭한 교수를 우선 영입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이 총장은 평가했다.
아울러 대학과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다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서울대의 인재상은 냉철한 이성으로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 주변을 배려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이라며 "겸손하게 실천적 지혜, 즉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큰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대학, 세계적으로 영향을 주는 연구 업적을 내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긴 안목, 좀 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며 "이제는 양적인 경쟁 대신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미래의 희망인 '인재', 즉 '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초중등 교육 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4년간 총장으로 대학에 봉사하면서 나름대로 변화를 일으키려고 노력했었다"며 "이를 도와준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시인 고은 선생이 '헤어지는 것은 또 다른 확장'이라고 한 것과 같이 나 역시 인생 제3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우선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활동과 동반자사회 운동을 펼치면서 보람을 찾을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장은 오는 19일 교내 문화관 중강당에서 이임식을 가진 뒤 8월 정년 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