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박 비서관에서 해임을 통보했다. 박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면 청와대에 한시도 머물 수 없다"고 밝히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박 비서관은 이듬해 1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한동안 '야인'생활을 해야 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영포목우회는 박영준 차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신건 의원은 "박영준 차장과 가까운 (포항 출신)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만들 때 직원들을 직접 면접해서 뽑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여년간 포항 출신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박 차장은 포항고를 나온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과 청와대를 연결해주는 '통로'로 지목을 받고 있다.
야당으로서는 박 차장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먹잇감'이다. 박 차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새 정부의 내각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에는 '왕(王) 비서관'으로 불렸으며, 현재는 '왕 차관'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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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공세에 박 차장은 자신을 통해 청와대로 이어지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자처하기도 했다.
박 차장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창설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국무차장 취임 후 현재까지 총 6차례 해외 출장을 다니며 총 63일간 해외에 머물렀기 때문에 지원관실을 관리할 여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6일 정운찬 국무총리는 만나 이 대통령에게 이번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건의할 것을 요구하는 등 공격을 늦추지 않고 있어 박 차장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때 박 차장은 조만간 있을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 비서실 입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야당의 공세로 무산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눈물을 흘려야 했던 박 차장이 이번에도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