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입주, 미분양보다 골치" 건설사 하반기 '살얼음판'

김수홍 MTN기자 2010.07.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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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올해 9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건설사들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각종 입주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입주자들은 살던 집을 팔아도 분양금을 내지 못할 지경이어서 입주대란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김수홍 기잡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 단집니다.

지난달부터 2000여 가구 입주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절반은 미분양 상탭니다.



그나마 있는 계약자들도 입주를 못해 쩔쩔매고 있습니다.

살던 집이 안 팔리는데다, 팔려도 제 값을 못 받아 분양대금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전세를 내놔도 2억 원 남짓한 전세보증금으론, 분양가의 30%에 달하는 잔금을 치르기에 수천만 원이 모자랍니다.


[녹취] 용인 공인중개사
"집이 죽전인데 57평이 11억 갔었어요. 근데 지금 7억에 내놓으면 안 팔려요. 6억 7000에 내놓으면 팔릴까 말까예요. 팔린다고 해도 들어갈 돈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융자 60% 들어있으면 전세 나가지도 않아요."

건설사들도 입주촉진책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용인의 성복동 한 아파트는 잔금 20%를 1년 뒤에 납부하도록 했고, 중도금 일부분에 대해선 이자도 대신 내주기로 했습니다.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경기도 일산의 이 아파트 단지도 입주민들의 요구에
못이겨 분양가의 60%를 1년 동안 무이자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입주지연으로 잔금 회수가 늦어지는 게 건설사에겐 미분양 못지않은 골칫거리입니다.

[녹취] 건설사 관계자
"(준공 이후) 잔금이 30~35% 남거든요. 저희 돈은 100% 다 집어넣었고. 입주 때까지 그 몇 개월간 시차가 좀 큰 거죠"

특히 분양을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 비중을 낮추고 잔금비중을 30% 이상 최대 80%까지도 늘려놓은 경우가 많아 건설사 현금 유동성에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주철 /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
"보통 잔금비중은 20%로 많은 부분 결정됐는데요. 최근 분양시장이 어렵다보니까 40~50%이상 늘려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잔금비중이 이렇게 높은데 해소가 안 되다 보니까 건설사들에게 더 큰 어려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워크아웃이 결정된 벽산건설의 경우도 현금유동성 악화의 원인으로 하반기 만 가구 입주물량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하반기에만 8만8000 가구가 입주예정이어서 건설사들로선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입니다.

3년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쏟아낸 분양물량이 미분양이 아니면 미입주의 이중고가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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