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회사채 발행 한 건에 2억원 수수료

더벨 이도현 기자 2010.07.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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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70bp로 평균치 2.5배 웃돌아

더벨|이 기사는 07월05일(11: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이랜드월드는 단 한 건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런데 인수 수수료 명목으로 2억원 이상을 지출해야 했다. 회사채의 인수 수수료가 발행액의 70bp(1bp=0.01%포인트)로 정해졌기 때문. 평균치의 2.5배를 넘는 수준이다.



DCM(Debt Capital Market) 업계에는 수수료 녹이기가 존재해 증권사들이 인수 수수료를 100%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명목상이라고 하더라도 인수 수수료는 발행사의 펀더멘털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5일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사(자산유동화전문 유한회사 등 특수목적회사 제외)들이 증권사에 지급한 인수 수수료는 약 739억2881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발행액의 26.86bp를 인수 수수료로 부담해야 했다. 여기서 평균 bp는 각 채권별 인수 수수료 비율의 단순 평균값을 집계한 것이다.

일반 회사채의 경우 발행사들이 부담한 인수 수수료는 약 609억1757만원, 평균 bp는 27.69bp였다. 기업별로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발행사들이 있다.

이랜드월드(BBB)의 올 상반기 채권발행 실적은 단 한 건이다. 지난 3월12일 3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인수 수수료만 2억10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인수수수료가 발행액의 70bp로 책정됐기 때문. 이는 평균 bp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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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이자 인수사인 동부증권은 "시장이 왜곡돼 BBB급 회사채 발행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냐"며 "BBB급 채권은 특히 시간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3월은 홈에버 여파가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회사 사정은 외부에서 보는 단편적인 시각과는 다를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틈새시장으로서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해 인수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이랜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지난 5월28일 1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6차례에 걸친 분할상환 방식으로 발행되면서 인수 수수료를 9bp로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중앙일보사(BBB-), 고려개발(A-), 쌍용건설(BBB+) 등은 채권을 발행하면서 50bp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중앙일보는 올 상반기에 무보증 공모채를 발행한 유일한 BBB-급 기업이다. 고려개발과 쌍용건설에 비해 2~3 노치 등급이 낮지만 수수료 비율은 같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기업이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중앙일보사의 경우 유력 일간지로서 협상력이 좋은 언론사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BBB), 한일시멘트(A+), 효성(A+), STX팬오션(A) 등은 평균 40bp,한진해운(A)은 36.19bp의 인수 수수료를 지급했다.

여전사 중에서는 두산캐피탈(A+)의 부담이 제일 컸다. 평균 채권발행액의 35.77bp의 수수료를 부담해 여전채 평균치(11.32bp) 보다 3배가 넘었다. 인수 수수료 총액은 11억5946만원으로 신한카드(12억3935만원), 산은캐피탈(11억7409만원)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AA-→AA)은 평균 31bp, 한국캐피탈(BBB+, 채권은 군인공제회지급보증으로 AA+ 평가)과 미래에셋캐피탈(A)은 각각 30bp를 지급했다. 효성캐피탈(A)의 비율도 평균치 보다 2배가 넘는 28.33bp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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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A급 이상의 우량 여전사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업계 내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캐피탈(AA+)은 명성에 걸맞게 평균치 보다 2.36배 가량 낮은 4.79bp를 기록했다. 하나SK카드(AA), 롯데카드(AA), 신한카드(AA), 삼성카드(AA)는 5bp, 현대카드(AA)는5.13bp를 지급했다.

국내 DCM 업계에서는 낮은 금리를 제시한 발행사의 입김과 증권사의 과당 인수 경쟁 등으로 수수료 녹이기가 발생한다. 투자설명서에 인수 수수료가 공시되긴 하지만 실제로 적혀 있는 액수를 받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인수 수수료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회사채를 인수할 경우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지가 숫자에 담겨있기 때문. 다시 말해 시장에서 인식하는 기업 펀더멘털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평균치 보다 많은 액수를 지급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명확해 진다. 이랜드·동부 등 그룹 리스크를 갖고 있거나 한일시멘트·쌍용건설·고려개발·STX팬오션처럼 건설업·해운업 등 업종 시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직접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발행 건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주요 그룹별로 살펴보면 평균 27.25bp를 인수 수수료로 부담을 했다. 계열사로 우량 여전사를 보유하고 있는 지가 평균 bp를 낮추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발행건수 20건 이상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그룹(10.42bp), 신한금융그룹(8.23bp), 롯데그룹(15.63bp), 삼성그룹(7.33bp) 등 AA급 이상의 우량 여전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그룹들은 평균치 보다 낮았다. 특히 카드사 발행이 절대적인 삼성그룹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 제조업체 위주인 그룹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SK그룹(30.00bp), 한진그룹(31.30bp), LG그룹(30.00bp), CJ그룹(29.20bp), 동부그룹(35.24bp) 계열사들은 평균치 보다 높은 인수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KT(28.20bp)의 KT 회사채가 초우량채인 AAA지만 7년물 회사채 발행이 주를 이루면서 높게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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