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자산깡'에 군침흘리는 中 기업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7.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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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확장 추세에 관심 크고 보유 현금도 많아 자신감…"성공 가능성 적다" 우려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BP가 사고 처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키로 한 가운데 유력 글로벌 정유업체들이 이에 눈독을 들이며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해외확장을 추진 중인 '돈 많은' 중국 정유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내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 등으로 해외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이들 업체들에게 BP가 급하게 내다팔 우량자산은 매력만점의 기회인 것.



주로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 진출해 있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중국석유화공(시노펙) 등 메이저 업체들은 이 지역 내 BP 자산을 매입하는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게다가 현금 보유량도 많아 자산 인수에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10일 스탠다드차타드의 분석을 인용, 페트로차이나가 BP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에만 70억 달러를 투자해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중앙아시아 등에서 정유회사들을 사들인 바 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해외기업 인수를 위해 최소 6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해외확장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 중국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유업이 유가 변동 등 불확실성이 큰데다 아직 중국 업체들은 국제무대에서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신화통신은 일단 자산 인수 경쟁에서 해외 유력 업체들과 승산 있는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린보챵 샤먼대 에너지경제연구센터 이사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치가 높은 BP의 자산을 매입하는데 중국 기업들은 외국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기기 쉬운 레이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BP의 자산 매각 계획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곳은 프랑스 정유사 토탈 등으로 '실력' 있는 이들 기업과 벌일 인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크리스토프 드 마르저리 토탈 최고경영자(CEO)가 BP의 자산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으며 AP는 러시아와 영국의 합작사 TNK-BP가 매입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린 이사는 아울러 과거 CNOOC의 인수합병(M&A)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의 '정치적 반대'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CNOOC는 미 정유사 유노컬을 185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의 정치적 반대에 직면하면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한편 BP는 약 200억 달러의 피해보상기금 마련을 위해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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