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월까지 내수부진 이어질 것"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7.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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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출시되는 아반떼가 내수 점유율 회복 열쇠

-현대차, 내수부진 수출로 만회
-기아차, 신차효과 '기아차 시대' 도래 재확인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가 '아우' 기아차 (105,600원 ▲2,100 +2.03%)에 밀려 내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호조로 겨우 체면을 세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신차 판매에 돌입하는 9월까지 현대차의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내수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34.9% 감소했으나 해외 판매가 28% 늘어 전체 판매가 11.3% 증가한 31만2388대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신차 공세에 밀리면서 내수 시장점유율이 전월대비 2.3%포인트 떨어진 40.3%로 내려앉았다. 전년동월 50.4%에 비하면 무려 10%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는 5만1205대를 팔아 35% 급증세를 보였다. 미국시장 진출 이후 6월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점유율도 5.2%로 사상 처음으로 5%를 넘어서 닛산과 폭스바겐, BMW 제쳤다.

반면 기아차의 6월 내수 점유율은 36.8%로 2.3%포인트 상승, 지난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K5' 판매량(1만673대)이 쏘나타(9957대)를 제친 덕이 컸다. '스포티지R'까지 가세하면서 모닝, 오피러스, 카렌스 등 기존 차종 판매량도 전월보다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 달 20일 전후로 한 때 현대차 내수 점유율을 추월했으나 현대차가 막강한 영업능력으로 뒷심을 발휘하면서 역전 당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3.2%의 점유율로 선전했다. 지난 해 1월(3.4%) 이후 최고치다. 올 초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6월 해외 공장 출하량이 74%나 증가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 신차 효과에 '브레이크'가 없어 보인다"며 "K5와 스포티지R 인기로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 위력이 여실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기아차가 지난 해 하반기부터 내놓은 소렌토R, K7, 스포티지R, K5 모두 현대차의 산타페, 그랜저, 투싼, YF소나타 판매 추월한 상태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올해 신차 발매가 예정된 아반떼와 그랜저를 제외하고 제네시스, 에쿠스 등 고급 차종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와 수입차 가격과의 격차가 줄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앞으로 현대차의 고급 차종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아차가 당분간 판매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K5 주문 적체로 7월에도 전월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K5의 해외 수출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하반기에도 기아차 판매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6월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도 스포티지R 생산을 시작해 이달 해외공장 판매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해외재고가 5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만 없다면 하반기 전망도 매우 밝다"고 낙관했다.

반면 현대차 7월 점유율은 올 최저치 기록할 전망이다. 기아차 신차 주문이 밀린 데다 8월 아반떼 출시를 앞두고 공급 감소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반떼는 국내공장 전체 판매량의 16% 차지한다. 현대차 점유율 반등의 열쇠는 아반떼인 셈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아반떼 출시를 앞두고 공급물량을 조절할 것으로 보여 내수 점유율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이달 기아차가 점유율 1위에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출시에 앞서 신형 아반떼 예약판매를 시작했지만 본격 출고되는 9월까지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0일 현대차는 전일대비 3.28% 떨어진 13만2500원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CS와 HSBC, DSK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도 주문이 몰리는 등 외국인이 43만주를 순매도했다.

기아차는 2.06% 밀린 3만95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3만2100원까지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 낙폭이 늘어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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