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조' 北공작원 징역10년 선고(상보)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0.07.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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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위장 탈북한 혐의로 기소된 북한 공작원들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조한창 부장판사)는 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김명호와 동명관에게 각각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과 외국 화폐를 몰수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판결이 선고된 직후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했지만, 이내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황 전 비서를 암살하려고 국내 잠입한 행위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해를 끼치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남북분단 현실에서 북한에서 태어나 공작원으로 활동하게 된 피고인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판단되고, 국내에 들어온 이후 공작원 신분이 조기에 발각돼 간첩 행위가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정에서 자신의 죄책을 인정하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의 신병을 걱정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 점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황 전 비서의 9촌 친척 등으로 신분을 위장, 중국 등지를 거쳐 올해 2월 국내에 잠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 등은 국내에 정착해 황씨 소재 관련 정보를 파악해 암살을 실행할 계획이었지만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위장탈북 사실이 발각돼 간첩행위는 미수에 그쳤다.


김씨와 동씨는 인민무력부 정찰국(현 정찰총국) 전투원으로 활동하던 1998년 5월 조선노동당에 가입했으며 2004년 12월 정찰국 공작원으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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