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늘어난 수명, 장수비용 마련하려면

머니투데이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2010.07.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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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늘어난 수명, 장수비용 마련하려면


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수명증가와 노령화 그리고 이에 대비하는 저축수단에 대한 논의가 적었지 않나 싶은데, 이 문제를 도외시하면 머지않아 큰 부담을 받을 것 같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데, 이와 관련해서 개인적 소견은 금융자산 확대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특히 주식, 채권 등 증권관련 자산을 변액보험처럼 장기간 늘리는 방안도 좋을 듯하다.

실로 수명이 길어졌다. 1992년에 72세였던 평균수명이 2008년 현재는 80.1세로 높아졌는데, 이 기간에 수명은 1년에 6개월씩 늘어난 셈이다. 그런데 일본의 의학박사인 히노하라는 현재도 인간의 수명은 120세가 가능하다고 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30년에는 영생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의학과 과학이 20~30년 후면 온갖 병을 치료할 듯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장수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2007년 현재 서울에서 월간 노후생활비용은 평균 169만원, 품위있는 생활에는 251만원, 풍족한 생활에는 306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즉 2010년 4월 현재 정기예금금리 2.88%로 월 169만원의 생활비를 만들려면 7억416만원이, 306만원의 생활비를 만들려면 12억7500만원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이 때문에 저축액뿐만 아니라 저축수단 선정에 대해 고민한다. 예전과 달리 수익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저축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불패신화의 부동산이 흔들리고 노령사회의 생활비 마련과 관련해서 현금성 자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과정에서 혼돈은 투자대상 선정을 곤혹스럽게 한다.



그러나 금융부문으로 저축 선회는 이미 오래전에 추세로 자리잡았기에 이에 맞춰 저축을 설계해야 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70년대 전국지가의 연평균 수익률은 27.4%로 주식 22%, 채권 22.9%, 정기예금 17%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전국지가 상승률 14.2%는 주식과 채권의 22.6%, 16.7%보다 낮았다. 다만 정기예금 12.4%보다 높지만 그 격차는 1970년대보다 크게 줄었다. 또 1990년대 서울과 전국지가의 연평균 상승률 1.1%는 금리는 차치하고 물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0년대에도 전국 상승률 3.2%는 정기예금 4.7%, 주식 5.1%, 채권 6.6%보다 낮았다.

이같은 점은 자산가격의 높낮이가 가치관점에서 형성되기 때문인데, 전반적으로 부동산가격은 고평가됐다. 반면 주식·금리상품은 저평가된 듯하다. 우선 주택가격의 경우 2008년 현재 가구소득 대비 6.26배로 미국 3.55배, 일본 3.72배보다 매우 높은데, 주택은 국내 수요에 기반을 두었기에 앞으로 입지가 좁아 보인다.

반면 주식이나 금리상품은 저평가된 편이다. 주식의 경우 5월 현재 세계평균 PER(주가/1주당순이익)는 11.4배인 데 반해 우리의 PER는 8.3배에 불과하다. 국제시세 대비 우리 주식이 27%가량 싼 값인데, 금리도 국제 비교측면에서는 매력적이다. 우리 금리가 미국 등 외국에 비해 높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외국인은 그간 우리 주식과 채권을 꾸준히 매입했다. 이러한 각 자산가치의 높낮이와 수요기반의 상이성이 꾸준히 주식과 금리상품을 부각시키고 부동산을 소외시킨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추세를 숙지하고 금융부문에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싶다. 특히 현재 주가는 해외국가의 부도리스크를 지나치게 의식해 매우 저평가됐다. 물론 주가 저평가는 각국이 공히 같이 겪는 고통이긴 하다. 또 이러한 저평가 현상이 조만간 마무리된다고 예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가는 압력원인이 해소되면 통상 PER 기준금리의 역수만큼(1/금리·금리가 6%면 PER 16배)으로 높아지기에 앞으로 주가의 상승잠재력은 상당히 큰 편이라 하겠다. 때문에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변액보험같이 장기 관점에서 주식을 보유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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