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수익률의 20%는 불확실성 비용으로 접어두라

한미은행 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2010.07.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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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청계광장

“또 중국이야? 아니 지난주까지 얘네 괜찮다며? 앞으로 끝없는 상승이라며?”

지난 6월29일 국내 주식시장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로 크게 흔들리자 이런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여기에 ‘중국’이란 단어 대신 그리스, 스페인, 남유럽, 미국, 일본 등 단어만 수시로 바뀌면서 아침 출근길의 뉴스란을 장식하는 것이 요즘의 투자시장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 살면서 평범하게 직장 다니는 사람이 한달에 몇십만원 중국이나 유럽, 선진국펀드에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은 본인이 가입한 펀드상품이 투자하는 구체적인 지역과 종목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또 그 나라의 시장 분위기나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있을까?



제대로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가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오랜 기간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 일하는 사람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돌발변수’, '예기치 않은 악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굳이 주식 전문가들을 폄하하거나 깎아 내릴 생각은 없다. 다만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도 이럴진데 일반인들이 투명하고 명쾌하게 앞날을 바라보며 투자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말이다.

받아들이자. 그냥 투자를 함에 있어서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 외에 불확실성을 아예 투자 요소에 편입시켜 버리자.


불확실성(uncertainty)은 리스크(risk)와 함께 막연한 불안감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엄밀하게 구별된다.

케인즈와 동시대의 경제학자인 나이트(Frank Hyneman Knight)가 처음으로 정의한 불확실성은 발생확률분포를 알 수 없는 위험을 가리킨다. 반면 리스크는 교통사고나 질병 등 그 발생확률분포를 일정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보험을 설계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불확실성이 인식될 경우 기업은 최악의 사태를 예상해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자 글로벌 은행 간 자금 거래 시장에서는 거래 상대의 부도를 우려해 아무도 자금을 공급하지 않는 자금경색이 발생했다. 기업들도 재고나 고용을 선행적으로 감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행동은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고 자산 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이 고조될 경우 최근의 경우와 같이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안정화시킬 필요성이 발생한다.

즉 리스크(risk)는 발생확률분포가 일정해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불확실성은 이 발생확률분포가 없다는 것이다.

흔히 투자에 있어서 목표 수익률을 정하라고 얘기 한다. 그 목표 수익률에서 적어도 20%는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 애당초 15%의 목표수익률을 잡았으면 최소한 3% 내외는 불확실성을 감안한 ‘+’와 ‘–' 의 목표 수익률 가감을 하고, ‘+’보다는 ‘-'쪽에 비중을 두어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하겠다.

아직까지도 남유럽사태, 미국 재정위기의 진행과 중국의 속시원한 투자가치를 우리는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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