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家 박경원 성지건설 회장, 택배사업도 포기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06.30 10:53
글자크기

2007년 출범한지 3년 만에 사업 접어… 물량 감소에 모기업 성지건설 사태도 겹쳐

두산가(家)의 중견 택배사인 하나로택배가 택배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매월 적자가 쌓이는 데다 모기업인 성지건설의 경영악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택배는 지난 29일 각 영업소와 지점에 매출채권 회수 지연으로 인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하나로택배의 한 지점 관계자는 "어제 갑자기 하나로택배가 사업 포기를 내부게시판에 공고했다"면서 "그 이후로 하나로택배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택배는 일반택배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의약품전문 택배업체인 고려택배에서 분사, 지난 2006년 1월 설립됐다. 이후 두산가 고 박용오 회장의 아들인 박경원 성지건설 회장이 맡아 2007년 3월 '하나로택배'로 상호를 변경하고 대표에 취임했다.



하나로택배는 박 대표 취임 당시 약 4만 박스였던 취급물량이 1년 만에 약 7만 박스까지 성장했으며 지난해엔 청원 지역에 대규모 택배터미널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저단가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선언 이후, 영업소들이 대거 이탈했으며 전체적인 물동량까지 줄어 경영악화가 계속됐다.

특히 최근 모기업인 성지건설이 신용위험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함에 따라 택배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하나로택배는 현재 터미널 용역비 수천만 원, 설비이용료 수억 원, 직원들 미지급 급여 등 지불해야 할 돈만 해도 35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하나로택배가 최근까지도 터미널 매각은 물론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성지건설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부터 이어진 신세계(세덱스), 유진그룹(로젠), 동부그룹(동부익스프레스), 동원그룹(로엑스), 등의 대기업 군의 택배사업 진출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로젠택배 만을 남기고 모두 사업을 접은 상황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에도 많은 중견업체가 계속되는 영업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