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만 해?" 온라인게임 '아저씨'들 몰린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07.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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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비해 30대이상 남성 이용자 2배 늘어··구매력 높아 게임업체들도 '환영'

온라인게임시장에 '아저씨'가 몰려들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20%를 밑돌던 '아저씨'들의 온라인게임 이용률이 최근 들어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온라인게임의 주력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하이의 '데카론' 이용자 500만명 가운데 3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이 50%에 달한다. 장수게임으로 통하는 '실크로드 온라인'은 2000만명의 이용자 가운데 30대 이상 비중이 무려 75%다. 특히 '실크로드 온라인'에 개설된 2600개 길드 중 절반 이상인 1550개가 30대 이상 이용자들의 모임으로 구성돼 있다.
 
올 상반기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의 하나로 꼽히는 '프로야구 매니저'의 30대 이용자 비중도 13%로 집계됐다. 40, 50대 이용자의 비중도 각각 6.7%, 7.5%로 나타나 3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성인 롤플레잉게임을 표방한 '세븐소울즈' 역시 30~40대 중년층 이용자의 비중이 전체의 57%를 차지한다.
 
이처럼 최근들어 온라인게임시장에 '아저씨들의 바람'이 거센 까닭은 몇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현재 30대 아저씨는 대부분 '게임키즈세대'라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컴보이' '재믹스' 같은 콘솔게임을 즐기면서 자란 세대기 때문에 온라인게임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올들어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것도 한 요인이다. 30대를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손 안의 PC'로 통한다. 한마디로 들고다니면서 내가 원하는 정보뿐 아니라 여가시간을 활용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 웹게임이 올들어 큰 인기를 누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웹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웹게임은 PC에 별도로 게임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게임을 실행해놓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선보이는 웹게임 대부분에 삼국지류가 많아 30대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온라인게임시장에서 30대 이상 '아저씨'들의 활동이 왕성해짐에 따라 게임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아저씨'들은 청소년에 비해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게임업체들은 매출확대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19세 이상만 즐길 수 있는 '세븐소울즈'의 경우 여타 캐주얼게임보다 1인당 평균매출(ARPU)이 2배가량 높다. 직장인 김모씨의 경우 한달에 게임비로 50만원 이상 지출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게임업체의 관계자는 "성인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은 매출에서 매우 유리한 편"이라며 "무엇보다 성인들은 '게임'을 '중독'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아닌 여가생활이나 취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팽배하게 깔려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달라질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가 10년을 넘어서면서 10~20대 때 게임을 즐기던 세대들이 30대를 넘어서게 됐다"며 "이들에게 게임은 하나의 문화로 인식돼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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