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구청장 "잘해봅시다", 그런데···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0.06.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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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간담회…25곳중 민주당 소속 21곳, 마찰 불가피

"지난 4년은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으로 걸었지만 이제는 앞에서 바람이 불어올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구청장 당선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7월1일 시작하는 민선5기 출범을 앞두고 당선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진 것.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구속된 박형상 중구청장 당선자 1명만 불참했다.

◇이구동성 "잘해봅시다", 그런데…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오 시장과 당선자들은 소통과 경청의 중요성, 시민고객을 위한 공동노력, 지역 현안사업 지원 필요성 등 시-구의 원활한 소통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강남·북 균형발전 얘기가 많았다.



유덕열(민주당) 동대문구청장 당선자는 "선거공약이 잘 지켜지도록 도와 달라"며 "서울이 강남, 강북이라는 두 나라처럼 돼 있는데 두 곳의 격차가 줄어들고 같은 서울시민이라는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장현(민주당) 용산구청장 당선자는 "용산은 지역의 80%가 재개발·재건축지역이란 점을 특별히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김영종(민주당) 종로구청 당선자는 "종로구가 강남·북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향후 4년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도 나왔다. 유종필(민주당) 관악구청 당선자는 "지난 4년간 오 시장은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으로 걸었지만 앞으로는 앞에서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며 "구청장들이 앞으로는 실사구시 차원에서 듣기 싫은 말도 하고 협조할 사안은 시원하게 협조도 하겠다"고 말했다.

◇마이웨이 구청장, 시-구 충돌 불가피
'대화와 소통'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25곳 중 21곳이 민주당 출신 구청장으로 구성되는 민선5기에서는 시-구간 적잖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출신 당선자들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특히 "서울시는 전시성 낭비행정을 척결하고 시민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당선자는 벌써부터 "주민 의사에 반한다면 재개발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자 상당수가 서울시의 역점사업에 부정적인 가운데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당선자들도 서해비단뱃길 사업 중단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는 등 같은당 소속 구청장과 시의원들의 정책공조 현상도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구도를 적극 활용, 서울시정에 적극 관여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각종 정책과 방침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는 민선5기 구청장들이 서울시와의 간극을 어떻게 메우면서 구정을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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