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삼성을 인천 발전의 '마중물'로"

머니투데이 인천=이승제 기자, 심재현 기자, 사진=유동일 기자 2010.06.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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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한국의 대표 브랜드, 벤치마킹 모델로 육성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천국제공항처럼 육성해야 한다고 요청하겠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천자유경제구역을 인천국제공항처럼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육성해야 한다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천자유경제구역을 인천국제공항처럼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육성해야 한다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에 놓여 있다고 스스로 말했다. 시의 재정상태, 세수감소 등은 공약 이행의 최대 걸림돌이다. 전임 시장이 이 때문에 6·2 지방선거에서 무릎을 꿇었고, 이제 송 당선자의 최대 난제로 넘어왔다. 인천시민은 그에게 '해결사'의 임무를 준 셈이다.



송 당선자는 27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인천시에 삼성그룹, 한화그룹 등 국내 대표 브랜드(회사)의 투자를 유치해 마중물(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려고 붓는 물)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유력 그룹을 인천시에 적극 받아들여 발전의 초석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이다.

송 당선자는 인천을 기업 투자의 최적지라고 자부했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 물류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것.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외국 기업의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국 상하이의 푸동지구처럼 한국의 벤치마킹 모델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무늬만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진정한 성공사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 당선자에게 투자 유치와 대표 브랜드로의 육성은 곧 어려운 재정상태를 탈출하는 핵심 열쇠다. 인천을 '쇼케이스 도시'로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서고 이를 통해 산적한 어려움을 벗어나려는 '종합 전략'이다. 하지만 인천의 재정상태, 낮아진 브랜드가치 등을 감안할 때 야심찬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 미지수다. 스스로 "대권이 목표"라고 공언하는 송영길 당선자의 정치 행보는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들어섰다.

-최근 삼성, 한화 등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브랜드가 들어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세종시 수정안이 본회의로 갈진 모르겠지만 부결된다고 하면 윈윈(win-win) 입장에서 해 볼 생각이다. 삼성그룹의 핵심사업인 삼성전자가 인천에 들어오면 인천공항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은 항공으로 수출하지 않냐. 물류 비용 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이 인천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계 기업도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자유구역을 중국의 등소평처럼 육성해야 한다. 등소평이 상하이 푸동 개발부터 시작해서 중국 전체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켰듯이 말이다. 지금 보면 경제자유구역을 여기저기 해서 7군데나 된다. 무늬만 경제자유구역이 됐다. 이제 와서 지식경제부가 조사를 실시해 경제자유구역을 해제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 선택과 집중이 안 되면 누가 외자를 들고 오나. 이런 식이면 안 된다. 인프라를 지원하고 외자 들어오라고 해야 한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두바이는 세제 혜택을 20년 이상씩 한다. 경제자유구역에 외자를 들여오려면 세제면에서 혜택을 확실히 줘야 한다. 잘 검토해서 법적·제도적 방안을 찾겠다.

-삼성과 한화와는 어떻게 접촉하고 있나.
▶사람을 보내서 가능성 등을 타진하고 있는 수준이다.

-인천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삼성, 한화 등 기업을 유치해 인천발전의 마중물로 삼아 인천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삼성, 한화 등 기업을 유치해 인천발전의 마중물로 삼아 인천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따련 텐진 칭다오 상하이 요코하마 오오사카 고베 후쿠오카 키타규수 부산 등 동북아의 주요 항구도시들의 협의체를 구성해 지방정부 주도의 경제권 연계망을 구축하고 한중일 경제협력의 토대를 만들 계획이다.

-인천시 재정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현재까지 파악해 보니 9조4000억원 정도다. 10조원까지 늘어날 것 같다. 부채비율도 올해말 29.8%인데 내년에 30%를 넘어설 것이다. 지하철 2호선, 아시안게임 준비 때문에 재정상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또 부동산 침체로 세수도 줄고 있다. 이중삼중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재정건정성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인데.
▶일단 있는 사실을 정확히 알릴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책임소재가 분명해진다. 그 다음에는 2000만명의 수도권 배후 도시와 맞닿아 있고 중국과 맞보고 있다는 이점을 극대화시킬 것이다. 사람과 비즈니스를 모아 송도 분양을 촉진시키겠다.

-서울, 경기, 인천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 않나.
▶3자가 협의해야 한다.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김문수 경기지사 당선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다음에 공식적으로 만나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버스노선, 쓰레기, 수도권 규제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겠다.

-그런 면에서 야당의 다른 정치인과 달리 유연한 행보를 내딛고 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나경원·홍준표 의원에게 전화했다. 인천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을 모아 회식도 했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최경환 지경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원세훈 국정원장과도 통화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서 인천자유경제구역을 인천공항 프로젝트처럼 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인천대교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서 이 대통령 때 준공한 것 아니냐.

-'리틀(little)', '좌', '우' 등 이름 앞에 수식어가 붙지 않은 정치인이다. 독자노선, 고유색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향후 정치 행보와 전망은.
▶인천을 성공시키면 다 풀릴 것이라고 본다. 인천을 국내 리그용이 아니라 홍콩 상하이 텐진과 경쟁하는 대표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인천은 여러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로 만들어선 안된다. 기반이 확고한 도시를 만들어야 중국과 관계가 어려운 기업이나 화교들이 인천으로 온다. 화교들은 본토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인천에서 중국을 바라보면서 비즈니스하고 싶다는 수요를 갖고 있다. 인천을 '쇼케이스 도시'로 만들면 인천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발전하게 된다. 그것이 완성되면 나도 사는 거다.

-인천에 혜택을 몰아주면 다른 지역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재정수입을 통해 지방 재정으로 보완해 가야 한다. 똑똑한 아들을 먼저 대학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

-여당 정책을 평가한다면.
▶감세를 하고 작은 정부를 한다고 해 놓고 큰 정부를 하니까 문제다. 감세하고 지출을 늘리니까 탈이 안 날 수가 없다. 당선되고 나니 서민 대중을 배려하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세금을 줄인 만큼 지출을 줄일 수가 없게 됐다.
감세정책은 신중해야 펴야 한다. 일본은 소비세 5%로 지금 이런 위기상황에 몰렸다. 사실 국가부도 상태다. 우리는 그나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마항쟁 등 저항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 10% 세율을 단행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지난 정부 때 옛 열린우리당이 한 일이 바로 이것이다.
현재 대북 정책도 문제다. 안상수 전임 시장이 했던 자전거 지원, 유소년 축구 교류 등을 이 대통령이 중단시켰다. 남북간 긴장이 풀리고 교역이 확대돼야 인천의 미래가 열린다. 전략 물자는 안 되지만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 예산으로 봐도 2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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