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닙니다"…C·D등급 유사상호 건설사 해명진땀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10.06.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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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구조조정 기업체 명단 함구…시장 혼란 극심

"금강인가요? 금광인가요? 한라도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건가요?"

채권단이 25일 오후 건설업 3차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구조조정 대상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건설업계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채권단은 공식 기자회견때 구조조정 대상 업체의 대외 영업활동을 감안해 기업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현장 취재기자들을 통해 C, D등급으로 분류된 건설사 명단이 확인되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곳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22위인 한라건설 (2,615원 ▲35 +1.36%). 이번 워크아웃 기업으로 분류되는 C등급에 시공능력평가순위 261위인 한라주택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라건설과 한라주택은 전혀 상관없는 회사지만 C등급에 '한라'가 들어있다는 소식이 돌면서 한라건설 본사에는 확인 전화가 빗발쳤다. 이 여파로 한라건설 주가도 이날 2.49% 하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C등급 명단이 공개되면서 각 사업부로 채권은행과 아파트 계약자, 주식 투자자들의 문의와 항의 전화가 폭주했다"며 "한라주택이 대구에 본사를 둔 중소 건설사이며 우리 회사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오후 늦게 D등급(법정관리·퇴출) 명단이 공개되면서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D등급 7개사 중 금광기업(시공능력평가순위 46위)과 금광건업(436위)이 포함됐는데 취재 과정에서 발음상 오해가 발생, 금강주택(109위)이 퇴출된다고 알려지는 오류도 빚어졌다.

금강주택은 아파트형공장 등을 주로 지어온 업체로 경영구조가 비교적 탄탄해 이번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채권단이 구조조정 대상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바람에 오해가 생겨 곤혹을 치렀다.

이같은 상황이 잇따르자 채권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밀이 유지되는 것도 아닌데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시장에 다양한 버전의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가 퍼져 있는 만큼 애초에 채권단이 명단을 명확히 공개해 혼란을 잠재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의 한 계약자는 "채권단은 건설사 보호만 중요하고 도대체 아파트 계약자나 주식 투자자 등 국민들의 재산권은 안중에도 없는 거냐"며 "내가 분양받은 아파트는 어떻게 되는 건지 몰라 하루종일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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