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盧, 정권재창출 했다면 자살했겠나"

머니투데이 박성민 기자 2010.06.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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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면 검찰 수사를 받았겠느냐. 자살 했겠느냐"며 정권재창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대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조찬 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지방선거 패배는 당내 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의장은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당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편승했다"며 "이렇게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끌고 가면 정권재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정권을 재창출 못 하고 쫓겨나 '독재자 이승만'이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정권을 재창출하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끌어들였지만 야당 성향이라 존재감이 없어졌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변화를 추진하면서 열심히 했지만 정권 재창출에 실패해 안타까울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뒷구멍으로 북한에 돈도 건넸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해 평가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18대 총선 당선자들은 다 '명박돌이'다"며 "17대 총선 때는 '탄돌이'라 불렸는데 이제 그들은 싹 없어졌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 잘못했다' 그러면 다 가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만 이는 체면유지용에 불과하다"며 "청와대는 원래 민심을 모르는 곳이지만 국회의원 개인은 걸어다니는 개인으로서 민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전 의장은 자신의 정치인생을 회고하며 "정치인은 역사라는 법정 위에 선 피고인인 만큼 시간이 지나고 권력이 바뀌면 정치인은 비판을 받게 된다"며 "역사적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은 젊은이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40대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고 선거를 치렀다"며 "정치는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느냐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북풍VS노풍' 구도와 관련 "한나라당은 선거 10일전에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북풍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쓸데없는 오해를 받았다"며 "자연스럽게 국민의 불안을 이끌어냈어야 했다"고 선거 전략상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국민통합포럼 초대 회장이기도 한 안상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당명 하나만 그대로 두고 모든 것을 바꾼다는 의지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박 전 의장의 여러 경험과 경륜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석 국민통합포럼 회장은 "박 전 의장은 민주주의 신봉자이자 흔들림 없는 의회주의자로서 의회사의 격랑 속에서 살아있는 교훈이 되고 있다"며 "이 시대 의회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과정에서 어떤 신념을 가져야할지 알려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주영 국회 예결위원장, 정두언·이은재·강명순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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