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건설 및 부동산 여신 규모는 모두 약 80조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정은 25일 건설업(시공능력 300위권) 구조조정 대상기업 확정을 앞두고 각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건설업 익스포저가 큰 은행들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그만큼 많이 쌓아야 한다.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4598억원의 순익으로 선방했지만 2분기엔 2000~3000억원의 순익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무려 35~56%나 줄어든 수준이다. 1분기 3061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은행은 2분기엔 2500억원 이상을 예상하는 눈치다. 농협은 1분기 신용부문에서 1300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2분기엔 순익이 더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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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 고객이 많고 건설업종 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과 실적 하락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2분기 실적의 관건은 대손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산 성장 정체, 저금리 속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영업환경 악화도 은행들의 실적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영업환경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