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태풍, 은행 2Q 순이익 10~50% 급감?

머니투데이 오상헌 정진우 도병욱 기자 2010.06.24 22:03
글자크기

건설 익스포저에 따라 2Q실적 '희비'..."하반기 실적도 불투명"

고강도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국내 은행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불어나 2분기 순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은행별론 건설 부문의 여신규모와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따라 실적 희비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건설 및 부동산 여신 규모는 모두 약 80조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고객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이 28조원 가량으로 가장 많다. 이어 국민(24조) 신한(19조원) 하나(9조원)은행 순이다. 건설업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NPL) 규모도 우리(6000억원) 국민(5000억원) 신한(2000억원) 하나(700억원)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은 25일 건설업(시공능력 300위권) 구조조정 대상기업 확정을 앞두고 각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건설업 익스포저가 큰 은행들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그만큼 많이 쌓아야 한다.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은행권에선 기업 구조조정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은행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의 후폭풍을 덜 받을 전망이다. 농협도 건설업종 익스포저가 적지 않다. 2분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 태풍, 은행 2Q 순이익 10~50% 급감?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4000~4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5023억원)보다 10~20% 줄어든 규모다. 신한은행은 1분기(5886억원)엔 장사를 가장 잘 했다. 그러나 2분기엔 23~32% 감소한 4000~4500억원의 순익에 그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4598억원의 순익으로 선방했지만 2분기엔 2000~3000억원의 순익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무려 35~56%나 줄어든 수준이다. 1분기 3061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은행은 2분기엔 2500억원 이상을 예상하는 눈치다. 농협은 1분기 신용부문에서 1300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2분기엔 순익이 더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 고객이 많고 건설업종 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과 실적 하락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2분기 실적의 관건은 대손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산 성장 정체, 저금리 속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영업환경 악화도 은행들의 실적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영업환경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